인도에 와서 가장 기분 나쁜 날이었다.

 기분 나쁨 보다 불쾌한 이라는 표현이 좀 더 고상해보이지만,

 불쾌함은 무언가를 참는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 나쁨이라는 표현이 좀 더 오늘의 상황과 어울릴듯 하다.

 

 - 의도는 좋았으나 파국으로 마무리된-  메일 트레일링 중,

 결국 부적절한 타이밍에 부적절한 표현이 담긴 메일을 받아

 기분이 크게 상하여 부들거리며 상대방(들)이 있는 윗층 사무실로 올라갔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표정. 그래 니들이 그렇지 뭐 하는 한숨을 크게 한번 쉬어주고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어필을 해야겠기에 독기가 가득 담긴 반차를 공지했다.

 (반차를 사용했지만 결국 회사에 끝까지 있었고...)

 

  집에와서 한참을 고민 하다 내가 왜 화가났는지 이유라도 알려주어야 할듯해서 긴 메일을 적었다.

  기분이 상한 것은 상한것이다. 기분 상한 것이 다시 상하지 않게 되는  그런것은 없기에,

  이 메일로 무엇이 더 좋아지리라는 기대는 없었지만, 단지 내가 기분이 매우 좋지 않음을 알리고 싶었다.

 

  예상했던 반응

  "나는 그런 의도로 이야기 한게 아닌데?"

  "애초에 기대도 없었고, 너희들 입장 안다고 했잖아.

   그 이야기가 아니야, 니들이 이해하든 못하든간에 나는 기분이 나쁘다고.

   니들 의도이던 아니던, 부적절한 타이밍에 사소한 표현이 끼어들어서 그런 것이든

   나는 기분이 나쁘다고."

  "이해가 안되는군"

  "그만하자"

     

   집에 와서 아내와 그들을 잘근잘근 씹다가, 저 대목에 이르러 아내가 한마디 한다.

  "나 당신 기분 너무 잘 알 것 같은데, 당신도 나한테 한참 그랬잖아. '화내라고 한 말이 아닌데 왜 화를 내니?' "

  "그랬었나.... 그러고보니 그랬었네.."

  "나도 그 기분 매번 느꼈었다고"

 

   어쨌든 업무는 해야 하기에, 업무 진행해 달라는 요청에 그들 중 한명은 

   자기한테 연락하지 말고 현지인 담당자한테 직접 연락하란다. 자기도 기분은 나쁜 모양이지?

   현지인 담당자한테 연락하니 의외로 피드백도 빠르고 업무 대응이 적극적이라,

   앞으론 가급적이면 현지인하고 직접 일하게 될듯. 그럼 대체 중간에서 뭘하고 있던거지.

   

 

  

   

  

  

   

  

 

 

 

 

Posted by 냐궁
,

인도 영화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훌륭한 영미권 영화도 많은데, 인도영화까지 챙겨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는편!

 맞다.. 나는 영화에 있어선 일종의 문화 사대주의자다...!)

내가 아는 한 인도 영화들은 인도의 어두운 모습을 담으려하지 않는다.

검열등의 제재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도의 관객들 자체도 

인도의 어두운 모습이 화면에 담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체로 "인도에 좋은 것들도 얼마나 많은데, 인도에 대한 편견을 조장한다!" 라는 식.

 

인도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한 유명한 영화에는 멀리는 <시티오브조이, 1992>

가까이는 <슬럼독 밀리어네어, 2008>정도가 있겠지만, 모두 영/미권에서 제작된 영화라서

이 두영화를 좋게 이야기 하는 인도사람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면에서 <화이트 타이거>는 다소 흔하지 않은 인도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제작사를 보아도 미국/인도 반반이라, 어느정도 세계시장을 노린 영화라서

그런면에선 조금 자유로웠을 법 하다.

 

영화는 부잣집의 운전사로 일을하게 되는 "발람"이라는 청년의 성공기(?)를 다루는데,

나도 인도에서 운전사를 쓰고 있고, 집에 딸린 운전사들을 굉장히 흔하게 보기 때문에,

영화속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처지가 낯설지 않아서  소름이 돋았다.

(순딩이 우리 기사가 자꾸 떠올랐다...)

다만 영화에서 처럼 주인집을 배신한 기사 가족들을 그렇게 처리하는지는 다소 의문이긴 하다.

 

영화는 주인공의 나래이션을 빌어 소위 "뼈때리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대표적인 것이 닭장속의 닭에대한 비유. 곧 목이 따여 토막날 것을 알지만

달아나려하지도 반항하지도 않는 닭이 바로 인도 하층민들의 모습이라는 것.

 

영화는 종반부에 이르러 계몽적인 야심을 과감하게 드러낸다.

크게 성공한 주인공의 회사 직원들이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관객들을 응시하는 마지막 장면은

영화의 목적이 단순히 재미에 있지 않다는 것 - "깨어나라! 닭장에서 탈출하라" -을 보여준다.

외국인인 나의 시선으로 보면 체제 전복적인 선동으로 보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인도사람들이 나름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 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

과연 인도 내부의 자생적인 시선일까 하는 의문도 든다.

주위 인도 친구들은 어떻게 보았는지 조심히 물어보아야겠다..

 

그리고...기사한테 잘 해줘야겠다.....

 

 

덧. 인도 친구들에게 조심히..물어보았는데,

     주인집 마담 역으로 나오는 Priyanka Chopra는 인도에서도 꽤 유명한 배우란다.

     그런데 의외로 본 친구가 없다.... 연령대별로 5명 정도 물어보았는데,

     본적이 없다고 하는..다만 한 친구가 비슷한 류로 Skate girl을 추천해서

     시간내서 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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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냐궁
,

보통 운동 영웅들을 다룬 영화들에는 드라마가 있기 마련이건만,

영화 <아이 토냐>에는 그런건 기대하지 말라는듯 경쾌하게 달려간다.

사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은 반-영웅에 가까울정도로 삐뚫어진 사람들뿐.

대체 피겨스케이팅 채점하는데 그것이 왜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는 심사위원의 입을 빌어 피겨스케이트 1인자도 갖지 못한 

"완전한 미국 가정(Wholesome American Family)"이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반문한다.

감각적인 편집과 적당히 냉소적인 시선이 돋보이는 영화.

실제 인물들과 주인공들의 싱크로도 보는 재미가 있다.

믿고 보는 마고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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