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아트페어'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9.22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2008, 코엑스, 20080919-20080922) 3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국제아트페어 (KIAF 2008)
삼성동 COEX 태평양홀, 인도양홀
20080919-20080923

척클로즈, 라틴아메리카 거장전에 이어 KIAF까지. 전시로 몰아치는 한주.
아트페어를 몇번 가본 적은 있지만, 대부분 국내 작가 위주였고, '국제'아트페어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대로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국내외 200여 갤러리가 참가한 대단한 규모.
갤러리당 2분씩 할애한다고 쳐도, 400분, 한바퀴 둘러보는데 6시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갤러리들이 내어놓은 그림들을 보자니, 얼추 이번 아트페어에서 기대하는 바가 눈에 띄인다.
'미끼상품(?)' 혹은 과시용으로 앤디워홀, 크리스토, 리히텐슈타인 등 거장의 작품을 걸어놓고,
갤러리에서 밀어주는 작가의 작품의 판매를 노리는 갤러리들이 있는가 하면,
대놓고 이미 명성이 대단한 작가들의 작품만 걸어놓고, 이 작품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서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는 갤러리들도 있다. 또 좁은 부스 공간에 갤러리 소속작가들을 빽빽하게 걸어놓고
한점이라도 팔리길 고대하는 약간 '없어 보이는' 갤러리들도 있고, 판매보다는 참여로 몸값을 높여보겠다는
의도인지, 도저히 팔수 없는 설치작품들도 부스를 가둑 채운 갤러리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미 인정받은 거장들의 작품만 팔아보겠다는 유로 갤러리



수많은 갤러리와 그 몇곱절 되는 수많은 이미지들이 눈앞을 스쳐지나가기에,
작품당 시선이 머무는 시간은 길어야 수 초. 이미지가 강렬하거나, 특이하거나, 혹은 작가의 이름을 보고
고개를 끄덕일 정도가 되면 '아하' 하면서 작품을 좀 더 주의깊게 보는 정도이니,
예술작품의 의미따위는 되새길 시간이 없다. 그저 시각적인 충격과 거장의 '아우라'를 느끼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격표를 보고 감탄을 자아낼 뿐이다.



예술작품들의 원래 맥락은 사라지고, 오로지 예술가의 명성에 의한
 '아우라'와 '가격'만이 이곳에서는 필요한 것이다.

요셉보이스는 살아 생전에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 그렇게 역설하고,
'작품'이라고 볼 수 없는 것들을 남기고 떠나갔지만,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요셉보이스의 신문 꾸러미 한다발은,
이제, 수호성인의 성물이 되어,  가질 수 없다면,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볼까 하고,
갤러리 관계자에게 부탁하게 되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호 성인의 성물(聖物)



대략 예닐곱시간을 강한 조명 아래서 작품들을 향해 쉴새 없이 눈알을 굴리다보니,
그리고, 머릿속으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이미지의 향연에 전시 말미에는 정신적으로 거의
피폐한 지경에 이르렀는데.....

마침 안규철씨-독일에서 개념미술을 요상하게 공수해온 죄(?)로 종종 비판의 도마에 오르는-의 작업으로
'전망대'가 눈에 띈다. 전시에 피로한 눈을 높은 곳에서 풀 생각으로 위태위태한 전망대를 올랐다.
안규철씨 땡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펙타클이 덜하긴 하지만, 안드레아 구르스키풍(風)이라는..


 ps. 어떻게 보면 미술시장에 대해 약간 삐딱하게 쓴 감이 없지않아 있는데,
       나같은 가난한 미술 애호가(-라기는 뭣하지만)에게는, 거장에서 신진작가들의 작품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라는....예술의 맥락이니 어쩌니 해도...
       눈앞에 도록에서나 보던 거장들의 작품이 있다는데...그리고 잘나가는 신인작가라는데...
       들이대고 봐야지--;
Posted by 냐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