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그레타 거윅, 배우이자 감독, 영화 제작자이며, 노아 바움백 감독의 배우자이기도 하다.

        (모든걸 다 가진 커플....)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보거나, 최소한 들어는 보았을 세계 명작 "작은 아씨들" 을 다룬 영화이지만,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세계명작보다는 조금 더 "작은 아씨들"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나도 영화를 보고서야 알았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작은 아씨들"은 총 4부작중 전반 1부작을 다룬 것이며,

그나마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많이 완역/편역되었다고 한다.

실제로는 유년시절에서, 결혼 후, 그리고 자녀들의 이야기까지 총 4부작 시리즈 소설이었던 것.

 

실제로 영화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년 시절의 자매들의 아웅다웅을 충실하게 묘사하는 동시에,

2부의 주요 내용인 작중 인물의 애정라인을 주요 축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다만 이 영화가 단순히 고전의 재현을 넘어 영리하고 뛰어난 이유는,

자기 할말-요즘 유행(?)인 여성주의-은 확실히 하는 까닭이다.

"작은 아씨들" 이 명작이라고는 하나, -애초에 여성주의 작품도 아니고-

나타나는 여성상이 시대를 벗어나기도 쉽지 않고, 또한 어느정도는 통속소설의 

성격을 띈 작품이라, 급진적인 사상을 전파하는 작품도 아니다.

 

예를들면, 맏딸 메그는 화려한 사교계를 동경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찾아 결혼하고,

둘째딸 조는 작가의 분신인 동시에 프리드리히를 만나 결혼하고,

막내딸 에이미는 돈많은 부잣집 도련님과 결혼이 꿈이고, 결국 결혼에 성공한다.

 

기-승-전-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인 소설의 내용 - 그리고 다분히 시대에 종속적인 -에

어떻게 오늘날의 자주적인 여성의 모습을 원작을 훼손하지 않고 녹여낼 것인가.

여기서 영화는 실제 소설의 작가인 루이자 메이 올컷의 이야기를 끌어온다.

웜톤의 과거와 차가운 톤의 현재를 교차편집하며 등장인물들 각각이

각자의 애정라인으로 귀결되는가 싶던 마지막 찰나,

출판사 편집실에서 둘째 조의 해피엔딩을 종용하는 편집자와

결혼은 단순히 여성의 경제적 타협에 불과하며 (이 대사가 영화중에 몇번 나온다.)

이에 대한-원작 훼손- 대가(인세 및 저작권)를 당당히 요구하는 조-루이자 메이 올컷의 모습.

그리고 이어지는 웜톤의 조와 프리드리히의 애정라인 완성.

그리고 다시 완성된 책을 꼭 감싸쥐는 조-루이자 메이 올컷.

 

실제 작은아씨들의 작가 조-루이자 메이 올컷은 

가족들의 생계를 지탱하느라 배우를 지망하던 자신의 꿈도 포기하고

일찌기 생업전선에 뛰어들어 가족들을 뒷바라지 했으며,

평생을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았다고 한다.

 

10분이 안되는 짧은 한장면으로 영화는 앞선 내용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고,

교차편집된 과거와 현재를 머릿속으로 되돌려가며 곱씹게 만든다.

원작도, 하고자 했던 말도, 감각도 내용도 모두 놓치지 않은 영리하고 뛰어난 영화.

 

다시한번..부럽다..그레타-바움백 커플.....

 

 

 

다만.....

 

원작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면, 자매들 순서가 뒤죽박죽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다..

원작에서는 차례로 메그-조-베스-에이미...인데,

영화에서는

 

조(시얼샤로넌 94년생)가 주인공인데다 가족들 돌보는 마음 때문에 거의 맏이로 보이고,

   - 어쨌든 시얼샤 로넌 인생작일듯...

메그(엠마 왓슨 90년생) - 사실 비중이 너무 없음..... 미녀와 야수에서의 모습이 자꾸 보임...

에이미(플로렌스 퓨 96년생) - 쎈 언니 느낌이 좀 많이 나서, 사실 맏이라고 해도 믿겠음...

베스(일레이자 스캔런 99년생) - 실제 배우 나이도 가장 막내...

 

로 느껴진다.....

 

 

 

 

 

Posted by 냐궁
,

1. 코로나 사태로 인해 돌아가면서 20% 정도만 사무실에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 근무중이다.

 마감이 임박한 급한 업무로 인해 지난 2주간 특정 그룹이 지속해서 출근을 해야만 했다.

 그런데 하필,  그중 직원 한명의 아버지가 코로나 확진을 받았고, 해당 직원은 며칠 전

 부모님댁을 방문해 아버지를 만난 상황.  하필 그 통보를 내가 그 직원과 업무관련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같이 들었더랬다. 해당 직원은 당연히 혼돈에 빠지고, 옆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나도,

 그리고 함께 지난 2주간 일하던 직원들도 다같이 대 혼란. (물론 모두 마스크는 착용했다고 하나...)

 

 마감은 내일까지이고, 당장 일은 벌어졌고,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

 책상으로 돌아와 인사팀에 메일을 적기 시작했다.

 

 "당팀 직원의 아버지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해당 직원은 지난 주말 아버지를 방문하였습니다. 

  지난 2주간 해당 그룹 인원들이 밀접하게 근무하였음을 고려할때...."

 

  여기까지 적고 잠시 숨을 돌렸다. 지금까지 문맥으로 볼때

 

  "당장 모두 집으로 귀가 시키고, 추이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가 적절한 문장인 것은 너무나 자명해보였지만,  결국 고민 끝에 내가 적은 말은 

 

  "지금 복귀 시킨다고 하여도,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은 없어서

  업무 마감인 내일까지 근무시키고,  다음주부터 재택근무 및 추이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송 버튼을 누르고 몰려오는 자괴감.  

  같이 일했던 직원들도, "이 친구가 확진이면 우린 이미 다 망했어" 분위기이긴 했지만, 

  이 친구가 확진일 확률과, 업무의 마감을 두고 도박을 벌인 셈.

  

  다행히 해당 직원은 음성으로 판명이 나서 모두 한숨 돌리긴 했다만,

  불확실한 상황을 두고 확률게임을 벌일때 과연 어떤 공식을 써야만 하는지는 

  앞으로 진지하게 고민해볼 문제.

 

 

2. 인도 정부의 공식 통계는 현재까지 확진자수가 전체인구의 0.02%도 미치지 못한다고 하지만,

  주변의 확진자 사례로 미루어 짐작컨데, 대략 5%, 20명 중 한명 꼴로 걸려있는 듯한 느낌.

  인도정부도 경제 활동을 마냥 중단할 수 없으니 점점 제재를 완화하고 있고,

  현지 산업시설, 공장 들도 점점 가동률을 올려가고 있다.

  글로벌 회사 주재원들은 대부분 철수한 가운데, 우리 회사는 "의리"를 외치며 모든 주재원이 근무중이다. 

  공장이 위치한 곳이 인도에서도 썩 발병률이 높은 지역이라 연구소 직원들도 방문을 꺼리고,

  공장 직원들도 외부인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상황인데,

  "의리"를 지키기 위해 연구소에서 꼭 기술지원을 와야한다는 공장의 입장.

  

 

3. 재택 근무가 지속되며 근태가 점점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직무에 따라 재택의 효율이 다른 부서간의 문제도 있고,

  같은 부서에서도 당장 업무의 긴급도에 따라 출근을 해야 하는 사람도 있고, 재택으로도 가능한 경우가 있다.

  그리고 가장 문제는 아얘 도시가 위험하다는 판단으로 시골 고향집으로 가버린 친구들.

  

 재택이든, 사무실이든 맡은바 업무만 제대로 하면 문제가 없지 않은가..싶지만서도,

 위에서 말했다시피, 애초에 부서마다, 사람마다 재택의 효율과 업무의 긴급도가 다른 문제가 있다.

 사람 마음이 누구나 안전하게 집에 있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누군가는 회사를 나와야 하는 불공평한 상황.

 

  가장 좋은 것은 위험을 무릅쓰고 회사에 나오는 직원들에게 따로 보상을 해줘야하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은 불가능하니, 역으로 재택이 가능한 직원도 회사에 일부러 출근을 시켜야만

  형평성에 논란이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 상황에서 고향에 가있는 친구들이 집 주변이 위험해요, 부모님이 못가게 해요 등등의 이유를 들어

  복귀를 거부하고 차라리 해당 기간 만큼 월급을 깍이겠어요 하는 상황이라 난감하다.

 

  위험에 대한 각자의 상황도 다르고,  확률 계산도 다른지라, 충분히 이해도 되고, 

  또 만에 하나 본인이 그리 해서 감염이되거나, 건강상의 손해를 본다면

  내가 확실하게 책임져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 복귀를 강요하기도 애매한 상황이긴하다.

  하지만 적어도 그렇다면 위험을 무릅쓰는 친구들에게는 보상을,

  그리고 그러지 못한 친구들에게는 그만큼의 페널티를 슬슬 고민해야할 시점인 것 같다.

  

 

 4.  또 한편에서는 현재 출근 인원이 20%정도인데도, 회사일이 그럭저럭 되는 것을 보고, 

  얼마만큼 회사 운영에 낭비적이 요소가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같다.

  종종 간과하는 것이 80%가 집에서 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업무를 커버해보려고

  열악한 환경에서(이곳 인도의 인터넷 환경이 썩 좋지 않다.. 데스크탑 있는 집도 거의 없고..) 노력하고 있고,

  필수적인 업무만 대응하고 있을 뿐, 회사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한 부가적인 업무는 모두 미뤄둔 상태라는 것.

  물론 이번일을 토대로 과연 우리가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 무엇이 있었는지는 분명히 돌아봐야할 것 같다.

  

 

 

 

  

  

 

 

 

  

Posted by 냐궁
,

매튜 매커니히가 열연한 영화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미국 서부 느낌 나는 포스터나, 간단한 영화 설명에 약(Drug)가 어쩌고 되어있어서, 

마약 관련 영화려니 생각하고 있었는데...결론부터 말하면 정말 약(Medicine)에 대한 이야기.

 

영화는 실존 인물인 론 우드루프(Ron Woodroof)의 활약을 그리고 있다.

AIDS의 존재가 알려지고,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가던 1980년대 중반,

신약이라는 AZT는 영 신통치 않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미국 의학계가 승인하지 않은 약물 및 대체요법들이 퍼져나가는데,

그 중심에 미국 각지에 생겨난 바이어스 클럽이 있고, 

론 우드루프가 이끈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도 그중 하나.

 

 배우들의 연기는 모두 좋았고, 영화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풀어놓긴 했지만,

주인공들의 활약을 강조하다보니, 영화가 의약품에 대한 불신과 

대체요법을 강조하는 것 같기도 해서 불편한 느낌도 든다.

 

실제 각본은 1992년 론 우드루프가 사망하기 직전 인터뷰를 토대로 해서

어느정도 가닥이 잡혀있었다고 하는데, 영화화되기까지 20년이 걸린 것을 보면,

당시 한창 시작단계이면서, 논란도 많았던 AIDS 치료법에 대한 민감한 사항들이

정리될때까지 기다린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2013년 영화 개봉 이후 실제 사건과 달랐던 점을 소개한 기사들을

심심치않게 찾을 수 있었는데, 아래에 몇가지 소개해본다.

 

1. AZT는 영화에서 소개된 것 처럼 약효가 없거나,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초기 임상실험단계에서 투여량이 과다한 경우 부작용이 심각했다.

  후에 투여량 조절 및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약을 함께 투여하는 방법으로 

  1996년 칵테일 요법(바이러스 증식에 관계하는 여러단계를 동시다발적인 약제투여로 억제하는 방법)

  이 쓰이기 전까지 꽤 효과적인 치료제였다.

 

 2.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 소개한 약제, 혹은 대체요법들은 치명적인 부작용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효과가 있지도 않았다. 펩타이드-T는 전혀효과가 없었고, 컴파운드Q는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사망 사례가 있었다. 그 외에 밀크시슬등을 권하기도 했다고.

    다만 전반적으로 몸에 해로운 것을 끊고 면역체계를 증진시키는 것을 권했으므로,

    그것이 도움이 되었을수는 있으되, 그게 꼭 클럽에 가입해야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아니었다.

 

 3. FDA는 허가되지 않은 약물들을 유통하는 이러한 클럽들의 행위에 대체로 눈감아주었다고 한다.

    (다만 사망사례가 있던 컴파운드Q는 강력히 제제를 권고하였고, 대부분의 클럽에서는 받아들였으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4. 일부 의사들은 병원의 요법이 효과가 없으면, 이런 클럽들에 환자를 소개시켜주기도 하였다.

 

  그래서 이 영화를 AIDS 치료법에 집중해서 본다고 하면 다소 문제가 있을 것 같고,

 그보다는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구책을 갈구하고,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가는,

 한편으로는 미국의 개척정신과 맞닿아 있는 위대한 개인의 여정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병마로 수척하면서, 깡만 남은 카우보이 같은 모습의 매튜 매커니히의 연기도 좋고,

 게이로 분한 자레드레토의 연기도 거의 인생연기 급.. 사실 거의 몰라볼뻔.. 키도 커보이고..

 

 다시 약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서..

 코로나 관련하여 백신이나 치료제 소식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고 있다.

 문득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 바이러스" 이던 시절, 유튜브에 돌던 영상이 생각난다.

 중국에서 온 영상이라며..길에서, 대중교통에서 사람들이 이유없이 쓰러지고 발작하고...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생각하면 쓴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그때는 모두 그 영상을 보고 두려워했으니까.

 조만간 좋은 소식들이 들려오길 바라고, 10년, 20년 쯤 지난 뒤에 혹은 더 빨리..

 금번 코로나를 두고 어떤 이야기를 영화로 풀어낼지 기다려봐도 좋지 않을까.

 

 

 

 

Posted by 냐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