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매커니히가 열연한 영화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미국 서부 느낌 나는 포스터나, 간단한 영화 설명에 약(Drug)가 어쩌고 되어있어서, 

마약 관련 영화려니 생각하고 있었는데...결론부터 말하면 정말 약(Medicine)에 대한 이야기.

 

영화는 실존 인물인 론 우드루프(Ron Woodroof)의 활약을 그리고 있다.

AIDS의 존재가 알려지고,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가던 1980년대 중반,

신약이라는 AZT는 영 신통치 않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미국 의학계가 승인하지 않은 약물 및 대체요법들이 퍼져나가는데,

그 중심에 미국 각지에 생겨난 바이어스 클럽이 있고, 

론 우드루프가 이끈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도 그중 하나.

 

 배우들의 연기는 모두 좋았고, 영화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풀어놓긴 했지만,

주인공들의 활약을 강조하다보니, 영화가 의약품에 대한 불신과 

대체요법을 강조하는 것 같기도 해서 불편한 느낌도 든다.

 

실제 각본은 1992년 론 우드루프가 사망하기 직전 인터뷰를 토대로 해서

어느정도 가닥이 잡혀있었다고 하는데, 영화화되기까지 20년이 걸린 것을 보면,

당시 한창 시작단계이면서, 논란도 많았던 AIDS 치료법에 대한 민감한 사항들이

정리될때까지 기다린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2013년 영화 개봉 이후 실제 사건과 달랐던 점을 소개한 기사들을

심심치않게 찾을 수 있었는데, 아래에 몇가지 소개해본다.

 

1. AZT는 영화에서 소개된 것 처럼 약효가 없거나,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초기 임상실험단계에서 투여량이 과다한 경우 부작용이 심각했다.

  후에 투여량 조절 및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약을 함께 투여하는 방법으로 

  1996년 칵테일 요법(바이러스 증식에 관계하는 여러단계를 동시다발적인 약제투여로 억제하는 방법)

  이 쓰이기 전까지 꽤 효과적인 치료제였다.

 

 2.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 소개한 약제, 혹은 대체요법들은 치명적인 부작용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효과가 있지도 않았다. 펩타이드-T는 전혀효과가 없었고, 컴파운드Q는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사망 사례가 있었다. 그 외에 밀크시슬등을 권하기도 했다고.

    다만 전반적으로 몸에 해로운 것을 끊고 면역체계를 증진시키는 것을 권했으므로,

    그것이 도움이 되었을수는 있으되, 그게 꼭 클럽에 가입해야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아니었다.

 

 3. FDA는 허가되지 않은 약물들을 유통하는 이러한 클럽들의 행위에 대체로 눈감아주었다고 한다.

    (다만 사망사례가 있던 컴파운드Q는 강력히 제제를 권고하였고, 대부분의 클럽에서는 받아들였으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4. 일부 의사들은 병원의 요법이 효과가 없으면, 이런 클럽들에 환자를 소개시켜주기도 하였다.

 

  그래서 이 영화를 AIDS 치료법에 집중해서 본다고 하면 다소 문제가 있을 것 같고,

 그보다는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구책을 갈구하고,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가는,

 한편으로는 미국의 개척정신과 맞닿아 있는 위대한 개인의 여정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병마로 수척하면서, 깡만 남은 카우보이 같은 모습의 매튜 매커니히의 연기도 좋고,

 게이로 분한 자레드레토의 연기도 거의 인생연기 급.. 사실 거의 몰라볼뻔.. 키도 커보이고..

 

 다시 약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서..

 코로나 관련하여 백신이나 치료제 소식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고 있다.

 문득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 바이러스" 이던 시절, 유튜브에 돌던 영상이 생각난다.

 중국에서 온 영상이라며..길에서, 대중교통에서 사람들이 이유없이 쓰러지고 발작하고...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생각하면 쓴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그때는 모두 그 영상을 보고 두려워했으니까.

 조만간 좋은 소식들이 들려오길 바라고, 10년, 20년 쯤 지난 뒤에 혹은 더 빨리..

 금번 코로나를 두고 어떤 이야기를 영화로 풀어낼지 기다려봐도 좋지 않을까.

 

 

 

 

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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