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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 "이번 여름에 어디 가?"
냐궁;  "글쌔, 잘 모르겟는데.."

 무심한 냐궁이 말 한마디에 여름 휴가 내내 알바를 잡아놓으신 밍군-.-,
 설마 휴가기간 중 하루라도 시간이 나지 않을까 달력을 들춰보았지만, 정말 꽉꽉 찬 알바일정...

'아무리 생각없는 휴가라지만, 이대로 보내기는 너무 아깝잖아!'

라는 데 생각이 이르러, 부랴부랴 동해로 일정을 잡았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휴식!! 어딜가면 빨빨빨빨 돌아다니느라 피곤하기만한 성격의 냐궁인지라,
한여름 바닷가의 정취를 만끽하리라 생각하며 강원도 고성군 초도리 해수욕장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남한 최북단 해수욕장으로 한적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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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간간히 뿌려대는 19일 새벽, 여유로운 피서길 운전을 위해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기름값도 비싸고, 급히 갈 이유도 없는 까닭에 제한속도로 정속주행하며 찬찬히 46번 국도를 달렸다.
 강원도쪽은 흐리긴 해도 비는 오지 않으니 어찌나 감사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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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담사 가는길-푸른 계곡물이 인상적

46번 국도를 타고 진부령을 넘기 전에 나타나는 백담사 표지판.
작년에 밍군이 그 앞 계곡이 이쁘다고 극찬을 한 터라, 잠시 들러보기로 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종일 \3,000) 마을버스(편도 \1,800)를 타고 20여분 구불구불한 절벽길을 따라 계곡의 기암괴석과 푸른 물에 감탄을 하자면(더불러 구불구불한 절벽길을 잘도 올라가는 마을버스에도 감탄을), 이윽고 백담사에 당도한다.

 듣던대로 백담사 자체는 그다지 볼 게 없다. 이곳은 오로지 백담사 앞을 가로 흐르는 넓다란 계곡물에 발담그며 한숨 돌리기 위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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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런히 신발 놓고, 옅은 여울은 첨벙첨벙 발담그고 거닐자니, 이른 아침인지라 몸이 으스스한 정도.
아침이 아니라 뜨거운 한낮이라면 이보다 좋은 피서지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요즘같으면 아마 개구장이 아이들의 놀이터로 변해버릴듯 하지만. 여기 저기 누군가 소원을 빌며 쌓아놓은 돌탑(or 돌무더기)들이 보이는데 냐궁도 큰 뜻을 품고 쌓아보려 하였으나, 생각만큼 쉽지가 않은 관계로 조그만 돌탑 하나 세우는 걸로 만족.








 백담사를 나와 국도를 타고 진부령을 넘다보면, 좌우로 이지역 특색인 황태를 파는 가게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일찍 출발한지라 출출하기도 하고, 예까지 왔으니 황태 맛도 볼 겸, 진부령 정상에 있는 식당에 들러 황태국과 황태 구이를 시켰다. 사실, 평소에 황태를 그닥 즐기진 않는데(특히 입안에서 찔러대는게 너무 싫다) 이곳 황태라고 별반 다르진 않았다. 황태보다도 신선한 절임반찬들이 더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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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령을 넘어 간성쪽으로 향하다 보면, 신라때부터 유래한다는 건봉사를 들를 수 있다. 사명대사가 의병을 일으킨 곳으로 유명하고, 과거에는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사찰이었다는데, 6.25때 벌어진 전투로 폐허가 되고, 조금씩 복구중이라고 한다. 사찰을 가로지르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복원 지역과 폐허 지역(?)이 나눠져 있는데, 옛 절터를 바라보자면 궁터에 보리만 무성하다던 맥수지탄의 비장미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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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봉사를 나서 그리던 해수욕장으로 향하다보니...아뿔싸! 이곳도 잔잔하게 비가 흩뿌리기 시작한다.
아 안되는데, 여기까지 와서 바닷물에 한번 들어가보지도 못하면 안되는데...
해변 앞에 위치한 숙소에 도착해 잽싸게 짐을 풀고 해변을 바라보니.....

아.무.도.없.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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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함께, 동해 특유의 높은 파도 덕분에 어지간히 맘먹고서는 들어가기 힘들겠다. 거짓말 조금 더 보태면, 폭풍우가 막 몰려오는 상황이랄까...ㅠ.ㅠ

어찌해야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데, 밖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바다에 한번 담그고 돌아가기가, 우리처럼 절박한 사람이 역시나 또 있었던 것이다!!!
파도가 몰려올 때 마다 해변이 떠나가라 비명을 지르면서 튜브에 몸을 싣고 파도에 내동댕이쳐져(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백사장을 굴러다니는 사람이 여섯명! 우리도 질수 없지!! 결심을 굳혀 해변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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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이 몰아쳐도 바다에 몸을 던지는...그렇다 우리는 그렇게나 절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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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기 몰려오는 파도가 보이시는가...



그렇게 한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을 굴러다녔을까...빗줄기가 굵어지자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수상요원(=펜션 주인집 아저씨)이 파라솔을 접기 시작했다. 군부대에서도 관리하는지, 군인 아저씨(-.-)들도 와서 거들고....
아쉽지만, 어쨌거나 동해 바다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숙소로 귀환...

청국장 바글바글에 삼겹살 구워 저녁먹고, 파도소리 들으며 설거지 내기 고스톱(!)도 치고--; 아침 늦게까지 데굴데굴 구르다가 급히 김치찌게 끓이고, 지갑놓고 와서 한시간 반 길을 다시 돌아가기도 하고.... 난데없이 쏟아붓는 빗줄기를 헤치며 집으로 귀경귀경... 짧은 동해바다로의 추억은 이렇게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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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홍천-춘천을 잇는 고속도로. 하지만 어쨌거나 지옥의 46번 국도로 연결된다는 사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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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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