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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상상마당측에 메일로 내 작업 의도를 전달을 했고, 그날 오후 내부 회의가 있었다고 한다.
회의 전 매니저님과 전화 통화에서는 직접적으로 상상마당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 클로즈업컷 위주로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회의 결과는 그 어떤 것도 허용할 수 없다고 한다.

앞서 밝힌대로, 목적 하나는 달성인 셈이다.. 결국 KT&G의 예술 후원의 진정성이 드러나고 만....
(물론 관계자분들의 의도는 논란이 될만한 일은 만들지 말자..겠지만, 결국 같은 이야기라고 본다.
후원자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일이지만..., 막상 현실이 되고나니, 게다가 클로즈업컷 진행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터에 왠지 허용되는 한에서 장난을 쳐야겠다는 욕심이 들었다. 그리고, 그냥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되면, 내겐 뭐가 남지. 어디 가서 외칠 곳도 없는 'KT&G 예술 후원의 진정성?'  뭔가 비틀어야 한다.

 머릿속으론 갖가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 전시 자체를 보이콧 하거나..
- 책자에 내게 할당된 페이지에 백지를 채운다거나....
- 대체 작업 곳곳에 담배를 숨겨둔다거나...
- 대체 작업 글 곳곳에 현작업 내용에 대한 글들을 섞는다거나....
- 전시 오픈날 상상마당 앞에서 1인시위?

하지만 이런 생각들 대부분은 어쨌거나 함께 전시하는 분들에게나, 혹은 매니저님들한테 피해가 갈 수 있는 일이라, 가급적 아는 사람만 알 수 있는 형태의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서 오늘 매니저님한테 전화해서 괴롭힌 내용이 아래와 같다.

- 아크릴로 만든, 불탄 상상마당을 전시 오픈일을 제외한 전시기간에 내 사진 밑에 두겠다..
- 현 작업이 불가한 이유를 공문으로 작성해 달라.


역시나 매니저님은 난감+쩔쩔매시고...이야기 하면서 아 이것 역시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회의'를 통해 답변을 주겠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봤을 때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종일 고민한 것이, 누구의 눈에도 거슬리지 않고, 내게 의미가 될 수 있는게 무엇일까..였는데,

아크릴-불탄 상상마당-을 천으로 가려서, 전시장 어디든 구석에다 쳐박아 두는 것이다.
"앉지마시오" 정도 딱지를 붙여 놓으면 되겠지. 내 대체 작업 밑에 놓고, 꽃이나 올려 놓으면...
꽃이나 올려놓으라고 만들어 놓은 단인 줄 알테지...

나로선 거의 마지노선인 것 같다. 이게 안되면 정말 상상마당 앞에서 태운 건물을 들고, 기념촬영이라도 해야할 판.

나한테 괴롭힘 당하는 매니저님한텐 미안한 마음뿐이지만...
이것도 안된다 저것도 안된다 하니 상황이 나를 찐따로 몰고 가는 것 같다.
몰래 뭔가 할 수도 있겠지만, 이왕 정정당당히 양해를 구하고, 밝히고 하고 싶다.
괜히 엄한 사람 놀래키는 무뢰한은 되고싶지 않단 말이지.(이미 충분히 무뢰한인가!?)
제발 이번 안으로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ps. 이전 블로그에 들어와서 관계자가 확인하는 바람에, 심기가 불편해졌다해서 비공개로 바꿔두었던 글.

ps2. 구글 이전 기념으로 다시 공개로...설마 여기까지 찾아와서 보려나..^^;

ps3. 이 글 보고 관계자가 심기가 불편해져서 결국 전시때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데.. 과연 전시때 어떻게 될런지.

 

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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