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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젊은 모색
국립현대미술관
20081205-20090308


"1981 <청년 작가>전으로 시작되어, 한국 현대미술의 변화를 함께 겪어온 <젊은 모색>전이 올해로 15회를 맞이했다.....(중략)..... 미술계를 휩쓸고 있는 표피적인 대중주의에 영합하고, 자본주의 미술 시장에 길들여진 예술의 이성을 깨우며, 다양성을 회복시키는 젊은 작가들의 신념과 자유로운 상상력을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서문 中)

 우선 왼편의 본인 얼굴에 불쾌하신 분께 심심한 위로부터...--;


둘리 노래를 기억하시는가?

"요리보고~, 저리봐도~, 알수 없는~ 으흠~ 예술!"

굳이 다시 강조하지 않더라도, 마치 정신착란증 환자를 연상시키는 현대 예술 작품들과, 거기에 드러나는 애매함과 불친절함들은, 어느덧 현대 예술의 덕목이 되어버린듯 하다. 수수깨끼 같은 작품을 앞에 두고 한참을 고민하다 답답한 마음에 브로셔나, 도록의 글들을 읽다보면, 힘, 에너지, 본질, 자아, 정체성등의 선문답에 머리가 멍 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무뚝뚝한(혹은 할 말이 없는)" 작품들에 진저리가 난 관객들을 위해 17명의 작가가 한데 모여 전시를 이루었다. 바로 <2008 젊은 모색>


 17명의 작가들은 귀가 따가울 정도로 "수다스러운" 작업들을 선보이는데, 그중 가장 수다스러운 몇몇 분만 소개하고자한다.




고등어 : 시각적으로도 초강력한 회화 및 설치작업들은, 이 사회를 지탱(지배)하는 남성성에 맞서 여성들의 방황과 상처와 목소리를 찾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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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실 : 얼핏 보기엔 은은한 한폭의 동양화로 보이지만, 다가서는 순간 모습을 드러내는 성기들에 당황하게 될 지어다. 금기시된 것들에 대한 반항 (실제로 동양화과 대학원에서 교수님들한테 왕따 중이라고 한다..)


최원준 : 일전에 대안공간 풀에서 열린 개인전 - UnderCooled 에서 이미 한번 본 적이 있다. 수다스럽게 보이는 작업과 달리, 본인의 마음속은 조용한듯 하지만... 암튼 이젠 완전 떴구나(KIAF에서도 봤다) 싶다.


이완 : 회전하는 원판에 죽은 참새를 파먹고, 자라고, 흩어지는 구더기 그리고 끊임없이 갈아치워지는 욕망의 소비재들. Forbidden Land의 아이스크림 산이 무너질때, 구더기에서 태어난 파리와 그 죽음. 작가에 의해 야구공으로 재탄생된 마트에서 파는 생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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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 당신은 어떤 상(像)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까. 지금 이 사회의 상들은 과연 정상인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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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영일 : 미술계와, 명품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사대적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 하나하나 위트가 넘치긴 했지만, 범위가 워낙 넓어서 수다스러움에 정신이 살짝 없을 정도.


 
 17명의 작가와 그 작품들은 관객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오고, 질문을 던지면서, 요컨데, "과연 관객-당신은 안녕하신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러한 작품과 관객-사회와의 관계맺음이, 예술의 중요한 기능중 하나임은(누구나 자신의 작업은 사회적이라고 하지만, 정말 그런지는...) 분명하고, 이 작가들이 <젊은 모색>이라는 커다란 영예에 주눅들지 않고, 그들의 신념을 꿋꿋히 관철해주기를 기대해본다.


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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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cooled-스캔이왜이모냥..
 근래 토요일 출근이 잦은데다, 쉬는 날이면 무언가 일이 생기는 통에, 영화/공연/전시 등등 문화지수 '0'로 수렴하는 상태.

 밍군의 학교 보충 수업에 어정쩡하게 끼어들어, 대안공간 '풀'에서 최원준의 Undercooled展을 들렀다.

 작업의 컨셉은 '공간'이 가지는 의미의 변화, 작업설명을 들어보니 약 7-8년 동안 공간을 주제로 지속적인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지금은 다 허물어지고,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는 미아리 윤락촌의 과거에서 현재...지하철 공사 현장, 여의도 아래서 발견된, 지하벙커, 법원 등의 권력의 공간의 형태...등등..을, 작가 스스로 이야기 하듯 '증명사진' 찍듯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란다.

 이번 전시 'Undercooled'의 소재는 군사시설물들. 혹자는 아직도 '전쟁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이미 전쟁의 위협따위는 망각해버린 상태. 과거 어느 시절에는 막강한 권력을 발휘하던 군대는, 오늘에 와서는 행여나 내리는 가랑잎에 맞을까(마치 말년 병장처럼) 몸사리는 집단이 되어버렸다. 과거 무소불위의 권력을 남용했던 반대급부라면 반대급부랄터.

 덕분에 작가가 밝히고 있듯, 불과 2-30년전만해도 촬영했더라면 어딘가로 잡혀갔을 법한 시설물들이지만, 이제는 어느 공사현장에서 성가신 장애물일 뿐이며, 어딘가에선 무성한 잡초들에 뒤덮여 있기도 하고, 또 어딘가에선 수십년간 쓰여지지 않은채, 광고판으로 위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과거의 어떤 목적에 의해 세워진 견고한 건축물-혹은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이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의미를 잃고 그저 그자리에 존재하는 일종의 '폐허미'를 잔잔한 시선으로 '감상'하는 것이 위 작업의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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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도, 과거의 (혹은 현재 진행형인) 상처를 돌아보기 위해 목적성을 갖고 이와 같은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작가가 밝히고 있듯, 애초에 어떤 목적을 갖고 시작한 아니었기에(작가도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과거 군사정권의 상처을 몸으로 느끼기엔 너무나 어린 지금의 2-30대이다), 사진이 전해주는 건조한 시선과, '아펐다고는 하더라 - 내지는 아팠었지?' 라는 내게는 너무나 엷은 상처의 공명 속에서, 한 때 굳건했던 콘트리트 덩어리들은 말 그대로 과냉각'undercooled'되어 이미 풍화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ps1. 브로셔를 스캔해서 올린 것이 저작권에 문제가 되려나....
ps2. 대안공간풀, 구기동에 있는데 찾아가기 좀 불편하다..
ps3. 미대생 위주의 작가와의 대화여서였을까. 예술인은 과연 이 세상의 마지막 순수인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다.

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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