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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호선 크리스마스 Project 2008>에 이어 올해도 2호선을 돌아다니며
크리스마스 트리들을 사진에 담았다. 작년에 적어둔 글을 살펴보면
" (전략)일간 400만명(지하철1-4호선 기준)을 향해 다양항 욕망이 투사되는 공간 서울 지하철.
그 가운데서 묘한 동질감과 어색함으로 스스로의 공간을 주장하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그것을 향한 이종혼합된 욕망을 드러내고, 공간에 투사되는 다양한 욕망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한다."
따위로 글을 적어놨는데 돌이켜보면 다소 과대포장이라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개별적인 현실들을 모아 억지스레 엮어, 무언가를 끌어내어 단정지으려는 시도가
얼마나 위험한가에 대해 근래 생각하고 있는 바....
솔직히 말하면 2009년 크리스마스 프로젝트를 진행한 까닭은 "작년에 했으니까" 다.
덕분에 올해는 작년처럼 산만하지 않게, 크리스마스 트리에 집중할 수 있었던 듯 하고,
시각적인 면에서는 작년처럼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는 것을 자제한 까닭에
다소 정리되어 보이는 느낌도 있다.
43개의 트리를 죽 모아놓고 보니 작년에 지껄인
"묘한 동질감과 어색함으로 스스로의 공간을 주장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
가 그럴싸 하게 다가오긴 하는데, 올해는 한걸음 물러서서
그냥 "지하철 역사에 놓인 크리스마스 트리"로 음미해보고자 한다.
(ps. 작년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201 시청
205 동대문역사문화공원
213 구의
217 신천
220 선릉
227 낙성대
229 봉천
240 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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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불경기 한파로 움츠러든 성탄과 연말연시 분위기를 북돋고자, 지하철 역사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하나 이상씩 등장했다. 형형 색색의 장식물들과 반짝이 전구로 멋을 낸 크리스마스 트리를 바라보자면, 성탄과 연말이라는 생각에 끄덕여지다가도, 또 한편으로 사뭇 어색한 크리스마스 트리의 존재감에 의아함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승객의 동선과 배선 때문이겠지만) 기둥뒤나 구석진 벽면에 위치해 있기가 대다수 이고,
하필 란제리 광고에 오버랩되는 위치(신촌)에 놓여있기도 하고,
주변 시설물들 사이에 없는듯 숨어있기도 하고,(강남/강변/동대문운동장/영등포구청)
공사현장 사이에 어색한 모습으로 놓여있기도 하고,(서울대입구, 왕십리, 성내)
대합실 천장 높이에 맞추지 못해 쑤셔넣어져 있기도(선릉) 하다.
신년과 성탄을 기원하는 각종 (순수한?) 문구들은 주변 광고/시설물들과 어색한 관계를 유지하다가도,
트리마다 붙어있는 "OO교회"따위의 문구들은 홍보라는 측면에서 주변 시설물들과 동질성을 확보하거나,
혹은 광고 지면의 소유, 광고주와 피광고주 등의 소유와 거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일간 400만명(지하철1-4호선 기준)을 향해 다양항 욕망이 투사되는 공간 서울 지하철.
그 가운데서 묘한 동질감과 어색함으로 스스로의 공간을 주장하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그것을 향한 이종혼합된 욕망을 드러내고, 공간에 투사되는 다양한 욕망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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