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새해 첫날 아침.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첫 메달 소식 - 5000m 빙속 이승훈선수의 -이 들려오고, 아버지와 어머니는(그리고 나도) 각자의 위치에서 소식을 접하게 된다.
어머니와 (덩달은 나의) 짜증과 불평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고집을 꺽을 수 없어,
차례가 끝난 후엔 거듭 왕할머니(할머니의 이모) 제사도 지내야 했고, 치매와 더불어 담도세포암으로 요양 병원에서 계신,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부득불 집에서 하루 재우겠다고 하여 요양병원에도 다녀왔다.
결국 아버지의 바램-하룻밤 재워드리고픈 효도는 할머니가 담도에 삽입된 관(몸에서 나오는 진물을 제거하기 위한)을 잡아당겨 반쯤 나오게 만들어버리면서 급히 요양병원으로 되돌아가면서 마무리 될 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의 고집 덕에 매년 전쟁터가 되어버리곤 하는 명절. 서로 그렇게 성질을 부리다가도 이내 아무일 없던듯 말은 건내곤 하는......가족이라는 건 참 단순하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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