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20.04.30 이미지의 문법
  2. 2020.04.17 The Darkest Hours / Waht happened to Monday.
  3. 2020.04.17 Lost in Space / Another Life / Nightflyers.
  4. 2020.04.07 Her / Tau

 

며칠전 아침신문에 눈길을 끄는 사진이 있었다.

 비접촉식 체온계를 들고 시민의 체온을 측정하는 인도 경찰의 모습.

(인터넷판 신문을 찾아보았으나, 다른 사진이 실려 있어, 해당 사진의 출처는 결국 찾을 수 없었다.)

사진을 보는 순간, 자연스레 너무도 유명한 1968년 에디 에이담스(Eddie Adams)의 <사이공의 처형> 사진이 떠올랐다. 구도나 포즈나, 너무나 유명한 사진이니, 다분히 오늘날의 신문기자가 의도하지 않았을까 싶은 구성이지 싶었다.

 

하지만, 내게 더 흥미로웠던 점은, 두 사진이 권총을(체온계를)겨누고 있는 경찰/군인과

이를 맞는 시민(혹은 베트공)의 구도적인 시각적 유사성과 달리, 내용면에서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었다.

68년의 희생자(?)는 얼굴을 찡그리고 고통스러운 죽음을 마주하고 있는 반면,

오늘날 인도의 시민은 너무도 당당하게 체온계를, 경찰을 응시하고 있다.

1968년과 2020년이라는 세월을 사이에 두고, 닮은 듯 다른 두 사진을 발견한다는 것은

나를 꽤나 흥분시켰다.

 

이러한 발견은 그리 드문 편은 아닌 것인지, 이라크전 당시 종군기자였던 Sophie Ristelhueiber는 헬기를 타고 이라크 상공을 찍은 전쟁현장의 사진에서, 만레이가 뒤샹의 작품에 내려 앉은 먼지를 찍었던 <Dust Bleeding>을 연상하고 사진이라는 매체가 세상을 보여주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왼편 : <Dust Bleeding>, 만레이, 1920 / 오른편 : <Because of Dust Bleeding>, Sophie Ristelhuiber, 1991

 

  다시 내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러한 발견을 기쁘게 지인들에게 공유하고자,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려던 순간,

 잠시 주저할 수 밖에 없었는데, 혹시나, 인도의 지인들이 이 사진을 보고 인도의 공권력에 대한 - 베트남전에서의 즉결처분처럼 - 비판적인의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부연설명을 곁들이고, 바이러스와의 싸움 / 이념의 싸움이라는 기본적인 전제가 다르니,

 굳이 그런 불필요한 오해는 하지 않을듯 하여 약간의 부연과 함께 사진을 올렸는데,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우선 한국의 지인이 "저 베트남전 사진의 희생자가 실상 무고한 사람이 아닌 비무장 시민을 학살한 게릴라를 사살하는 사진인데, 사진의 프로파간다가 껄끄러운 측면이 있는건 알고 있느냐" 고 댓글을 달았고, 인도 친구 한명은 "저 사진가가 이 소리를 들으면 까무라치겠는데요?" 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 사실 다른 인도 친구들은 아무 반응이 없었는데, 한달에 한번정도 올리는 포스팅에 열렬한 좋아요를 눌러주던 그들을 생각해보면, 분명 이번 포스팅은 거슬리는 구석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위의 지인과도 이야기를 해보고, 다른 인도 친구들과도 이  두 사진의 비교가 그렇게 껄끄러운 구석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대략 아래와 같다.

 

 ① 대부분은 베트남전의 사진에 대해 모르고 있었고,

 ② 베트남전 사진은 사람이 죽는 사진이고, 인도의 사진은 사람을 돕는 사진인데,

    둘을 비교를 한다는 것은 공감이 가지 않는다.

 

 사실 ②번이 정확히 내가 흥미롭다고 생각한 지점-유사한 형식, 다른 컨텍스트-인데,

 부연설명을 했음에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 분리가 잘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 이유를 추정해보자면, 아마도 부연설명-글을 읽기에 앞서,

 두 이미지의 비교를 통해 아래와 같은 즉각적인 시각적 판독이 일어나는 것 같다.

 

    신문 기사의 사진 : 사람을 돕는 사진   /   베트남전 사진 : 사람을 죽이는 사진

 

 사실 내가 의도한 바는 아래와 같다.

 

   신문기사의 사진 : 총을 겨눈 동작 / 사람을 돕는 사진  / 베트남전 사진 : 총을 겨눈 동작 / 사람을 죽이는 사진.

 

 더불어, 두 사진을 비교하는 내 의도는 역사적 맥락을 걷어내고,

 순전히 그것들의 형식과 내용의 닮음과 다름에서 오는 발견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는 것이었는데,

 

 두 이미지의 비교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다분히 두 사진의 외부의 맥락들,

예를들면 : 베트남전 당시 사진이 전달했던 프로파간다, 인도의 경찰에 대한 대외적인 이미지,

 을 고려하여 두 사진을 비교하고, 의도를 품고 사진을 비교했다고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베트남전의 사진 이미지가 워낙에 강렬하기도 하고,

 또 인도인들은 이 상황의 당사자이다보니 다분히 복잡한 외부의 맥락들 속에서

 사진의 비교를 받아들이게 되고, 일단 한번 이렇게 두개의 사진 비교가 의미화 되면,

 그 이후에 어떤 설명도 처음의 시각적 문법을 뒤집지 못하는 것 같았다.

(혹은 읽을 노력 자체를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새삼 시각적 문법의 즉각성과 의미 고착의 강력함을 깨달았다.

 

 여기서 딜레마는, 비록 내가 그러한 의도로 올린 것이 아니더라도,

 다수가 나의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을 때, 

 철회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 인데, 

 굳이 직접적으로 항의하는 목소리도 없었고,

 또한 당사자들이 아니라 외국인이니까 할 수 있는 비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양성(?)을 추가하는 차원에서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리고 결국 소심한 복수를 당하기에 이르렀다.

 

 

 앞서 개인적으로 사진이 불편한지에 대해 물어본 친구들에게는

 충분히 내 의도를 설명을 했고, 대부분은 내 의도를 이해하고,

 굳이 글을 내리거나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조언해 주었다.

 

 근데 그렇게 이야기 했던 그중 한명이 결국 뒷통수를 치는데...

 약 6년여간 알고지낸, 나름 친하다면 친한 친구녀석이 있는데,

 약간 힌두 민족주의 / 반중주의 / 친일(?!) 노선을 취하는 친구라,

 종종 힌두우파 테러리즘의 입장에 준하는 글을 보내주기도 하고,

 나는 나대로 질문도 하고, 다소 보편적인 차원의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며,

 나름 그런면에서는 터울없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 친구가 구자라트 지역에서 이슬람 폭동의 역사가 담긴 글을 보내주며

 

 "너는 이 글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테지만..."

 

 이라고 덧붙이는 것이 아닌가?

 

 "그게 무슨뜻이니?"

 

 "서구의 자유주의자들은, 모든게 그들(이슬람)에게서 시작되었음은 잊어버리고,

  이슬람을 피해자로 포장하지."

 

 "지금 나보고 그 자유주의자라는 이야기?"

 

 "난 너의 정치성향은 몰라, 하지만 흰것은 희고, 검은 것은 검다고 말해야겠어"

 

 

  나한테 너무 공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지 않냐는 물음에 결국 미안하다고 이야기하긴 했으나,

  

  이것은 분명 상기한 사진 비교에 대한 소심한 복수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름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였고, 인도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준 친구이긴 한데,

  다른 인도 친구들과 교차검증을 해보면 편향이 심하기도 하거니와

  이런식으로 투정을 부릴거라면 관련한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거리를 좀 둘 필요가 있지 싶다.

 

 이상 나름 개인적으로 뿌듯한 발견에서, 시각 문법의 즉각적 독해에 놀라고, 그로 인해 소심한 복수까지 당한 이야기.

 

  

  

 

 

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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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rkest Hours>

 

영국이 2차대전에 휘말리던 때의 윈스턴 처칠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개리올드먼이 윈스턴 처칠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작중 언급되는대로 커리어로보자면 재앙에 가까운 처칠이 수상에 오르고,

 

평화협정이라는 카드는 안중에도 없이 독일과의 전쟁이라는 독단적인 선택.

 

역사는 그것이 결과론적으로 옳은 판단이었다고, 우리는 이미 알고 있긴 하지만,

 

작중에서의 처칠은 그야말로 똥고집으로 가득찬 인물로만 보여지는데....

 

(마지막에 지하철에서 이야기 나누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는 정도..?)

 

히틀러에 대해서는 옳았지만, 나머지 것들에 대해서는 글쌔...?

 

코로나로 인해 상황이 극단적인 요즘...

 

과연 리더란? 질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그나저나 릴리 제임스는...정말 이쁘네...

 

 

<What Happend to Monday>

 

무분별한 자원 소모와 기근, 그리고 유전자조작 식물들의 부작용으로 인해

 

산아제한이 실시된 미래에서 7쌍둥이의 투쟁(?)을 그린 영화..

 

볼까말까 하다가 윌리엄 대포에 끌려서....

 

사실상 누미 라파스의 1인 7역 쇼....에 가까운데...

 

(실상 선진국들은 인구절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통제에 대한 주제의식과 적당한 오락성을 버무린 무난한 영화...

 

 

 

 

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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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다운이 되고..넷플릭스 유튭.. SNS 네트웤 사용량이 폭증했다..고 한다...

 

나도 그 현상에 일익을 보태고 있는 중....

 

엉겁결에 넷플릭스 미드를 여러개 보게 되었다.

 

<Lost In Space>

 

원작이 되는 로빈슨 가족은 본적은 없지만, 게리올드먼이 악역으로 출연했던, 영화판은 극장에서

 

본 기억이 있다. 꽤 재미있게 보았던 것 같은데, 흥행은 그리 좋지 못했었던듯.

 

드라마는 알파 센타우리로 이주하는 우주 개척단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을 시종일관 곤경에 빠지게 하던 준 해리스(스미스 박사)의 역할이 꽤나 흥미로웠는데,

 

거의 배틀스타 갤럭티카의 가이우스 발타급 우주 찌질이 연기랄까....

 

그런데 갑자기 허무하게 사라져버려 조금 아쉽....

 

시즌 1/2를 거듭하며 외계문명과의 조우(?)까지 스케일을 벌려놓았는데..

 

그 수습이 항상 로빈슨가족의 먼치킨급 활약으로 마무리 되어서..슬쩍 김이 빠지는 느낌..

 

(우주선이 폭발했는데, 우주선 뒷편 잔해에 붙어서 우주를

 

부유한다는 설정은 아무리 주인공이라지만...너무하지 않나..;;? )

 

 

<Another Life>

 

볼까말까 많이 고민했었는데, 일단 SF라는 점과, 배틀스타 갤럭티카의 케이티 섁호프가 출연하다는데에

 

흔들려서....시즌1을 몰아보게 되었다. 이분도 뭔가 쎈역할로만 주로 출연하시는 것 같은데...

 

쎄면서 뭔가 고뇌하는 연기에 특화된 것 같은.....

 

배경은 FTL이 가능할 정도의 기술이 발전한 미래.. 외계인과의 조우를 위한 우주 탐사 이야기.

 

주인공을 제외한 주변 인물 설정이 너무 단편적이라서, 

 

주인공 케이티 섁호프 누님이 멱살잡고 끌고가는 드라마.

 

함선 통제 AI로 나오는 '윌리엄'이 주인공에게 연정을 품는 다는 설정이 다소 흥미롭긴했으나...

 

시즌 2는 안보게 될 것 같다.

 

<Nightflyers>

 

왕좌의 게임으로 이젠 거장의 반열에 오른 조지 R.R 마틴의 중편소설 <Nightflyers>를 드라마화 한 작품이다.

 

결론부터 하면 원작훼손이 너무 심하다. 비록 그게 원작자의 의도라고 하더라도...

 

원작 소설은 국내에는 1995년에 SF/호러 소설집 <토탈호러2>에 수록이 되었었고,

(책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중편)

 

최근에 R.R.마틴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삽화를 더해 단행본으로 출간이 된 것 같다.

 

1980년대에 영화화 된 적이 있는데, 원작자는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지만,

 

무려 내가 그걸 TV에서 해주는 걸 본 기억이 있다.(EBS였던듯.)

 

토탈호러2를 소장하고 있고, 해당 소설을 타이핑연습겸 일일이 다 치기도 했을정니..

 

나름 팬이라면 팬인터....

 

사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나이트 플라이어호의 선장 에리스 - 여자 과학자 멜린다, 그리고 에리스의 어머니...의 고부갈등이

 

주된 내용이다...ㅡㅡ;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에리스와 멜린다의 관계 설정을 지워버리고, 

 

하운팅(Haunting) 장소로서의 우주선만 강조된다.

 

개개인의 트라우마에 기반한 어느정도 심리적인 공포를 강조하긴 하나 

 

너무 루즈한데다 결정적으로 주요 등장 인물들이 매력이 없다..

 

에피소드 3편까지 보고 더는 안보는 걸로...

 

영화판에서는 마지막에 우주선을 폭파해버리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래도 에리스와 멜린다의 관계설정에 있어서는..차라리 그쪽이 원작에 충실했던듯...

 

 

 

 

 

 

 

 

 

 

 

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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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 Tau

이것저것/영상물 2020. 4. 7. 02:21

넷플릭스 구독 기념(?)으로 간만에 영화 두편을 봤다.

 

우선 그 전부터 보고 싶었던 스파이크 존즈의 <Her, 2013>.

 

영화의 배경 중 상당 부분이 상해에서 촬영되었는데, 예전에 마이클 윈터보톰의 Code46에서도

 

상해를 배경으로 근미래의 모습을 설득력있게 그려냈었는데, Her에서도 저기가 어딜까 싶을 정도로

 

상해의 모습이 미래적으로 그려진다. 상해가 여러가지로 영감을 주는 도시는 맞는듯..

 

이야기의 한 축으로 인간과 AI의 성적 교감이 있는데, 왜 꼭 관계의 결실은 그런것으로 나타나야 하는걸까..

 

지극히 서양적 사고거나, 혹은 내가 그런쪽에서 너무 멀리 있거나...

 

 

Tau는 그냥 거의 랜덤으로 골라본 영화였는데...

 

출연진에 게리올드만이 있는 것을 보았었는데..목소리 출연이었다...;

 

영화는 그냥 비디오물 수준...

 

 

두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건,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AI,

 

그리고 그 AI들이 꽤나 본인들의 취향과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인공지능/혹은 로봇으로 가져야할 선이 없거나, 매우 모호하거나,

 

혹은 그것을 극복하는데 큰 장애가 없다는 점인듯.

 

<I robot, 2004> 당시만 해도 로봇, 인공지능의 자의식과 인류와의 공존이

 

상당수  SF영화들의 화두였던 것 같은데, 새삼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다.

 

 

Posted by 냐궁
TAG AI, her, Tau,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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