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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일요일, 상암 홈에버(엊그제 홈플러스한테 먹혔다.)에 필름 현상을 맡기고 기다리는 동안
뭘할까 두리번거리다, 붙어있는 상암 CGV에서 '아이언 맨'이 시간이 딱 맡길래 간만에 극장서 영화감상.
사실 비가 나왔다는 스피드 레이서도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어중간해서 포기해야 했다.
(상영관은 가장 많이 잡긴 했더라....)

 아이언맨 예고편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고로, 그닥 기대는 하지 않고 봤는데, 기대가 작았던 역효과랄까,
둘째줄에 앉아 내내 고개를 젖히고 보느라, 목이 뻣뻣해진 보람은 있을 정도로 기대 이상이었다.

~맨 시리즈가 다 그렇듯, 주인공이 적들을 일망타진하고, 사랑도 이룬다는, 그리고 다음편도 예고한다는 이야기.

여타 ~맨 시리즈랑 조금 차별화 된 점이 있다면, 주인공이 상당히 뻔뻔하다는 것.
뻔뻔한 주인공 성격마냥, 어설픈 갈등, 고뇌따위 보여주지 않고, 스트레이트 하게 보여준 덕분에 별다른
생각없이 눈과 귀로 화려한 영상을 즐기는데 아무런 부담이 없다.

 혹자는 결국 자기가 뿌린 악의 씨앗을 수습한다는 결자해지나, 그 결자해지에 대해 과연 주인공이 정당한가를
물을수도 있겠지만, 영화는 철저히 그런 도덕적 판단에는 무관심하고, 그게 바로 이 영화의 미덕인 듯 하다.
이 영화에서 관객이 원하는건, 어린시절(혹은 지금도) 종이 위 그림에서만 보던 멋진 주인공이 내 눈앞의
실제세계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것(요곤 특히 미국에서겠지..), 혹은 멋진 메카닉이 보여주는
화끈한 액션일테니까 말이다. 영화의 메세지인즉 '군소리말고 보기나 하셔!'

  한편 극장을 나서며 문득 드는 생각은 영상의 힘-실사-은 참 대단하다는 것.
아이언맨이니, 엑스맨이니, 판타스틱 포니, 아마 영화화(실사 영상화)되지 않았더라면, 평생 알지도 못했을
만화 캐릭터들을 하나 둘씩 머릿 속에 심어주고 있으니 말이다. 아마 지나가다 (서점이나, 문구점) 쇼윈도에
진열된 이 캐릭터들을 보게 된다면, 아 저게 영화속의 캐릭터였구나 라고 반가워할테지.
미국문화의 세계정복 따위의 다소 진부한 이야기까지 나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좋건 싫건, 앞으로도 생소한(그리고 곧 익숙해질) 만화 캐릭터들은 계속 쏟아져나올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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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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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 BC

이것저것/영상물 2008. 5. 15.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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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간만에 집에서 영화를 봤다..근데 그 영화라는게 10000 BC....
 간만에 보는 것 SF물을 보고 싶었지만, 딱히 끌리는 SF가 없어, SFX물이라도 보자는 심정으로...

제목에서 풍기는 서기 10000년 전의 뉘앙스는, 멜깁슨의 아포칼립토와 같은 리얼리티(피철철?)의 선사물을
기대케 했으나, 시작부터 멀쩡하게 생긴 등장인물들이 영어를 지껄이는,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판타지물이었다.

배우나, 화면부터 남루한 분위기를 풀풀 풍기더니.. 화면을 둥둥 떠다니는 맘모스떼의 모습에선 아뿔사 싶은 정도.

내용인 즉슨 핍박받던 종족들이 주인공을 중심으로 모여 이집트(?) 파라오를 무찌른다는 내용인데,
기원전 10000년에 이집트라는 발상도 다소 넌센스고(앞서 판타지 장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기더라도!)
영상이면 영상, 음악이면 음악, 부족한 부분이 자꾸만 크게 다가온다.

사실 스토리라인의 단순함과 다소 과장된 설정을 생각하면, 요전번에 개봉한 <300>과 비슷한 수준이겠건만,
(파라오/페르시아왕 에게 창을 겨누는 라스트 신도 똑같다)
300의 압도적인 영상, 음악, 그리고 무엇보다도 역사적 사실에 동떨어진 설정- 진중권식으로 말하면 '서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덕분에 비디오대여점용 영화로 전락해버린게 아닌가 싶다.

<10000 BC>의 라스트 신. <300>의 라스트 신.


그러고 보면 '역사적' 혹은 '문화적'이라는 것은 참으로 대단하다. <300>을 보고 있노라면,
<스파르타> 라는 것이 영화가 설명하지 않는 부분, 혹은 부족한 부분을 얼마나 채워주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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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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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911테러 이후 제3세계(이슬람권, 아프리카 등..)와 미국, 혹은 거대 자본의
관계를 소재로한 영화들이 헐리우드의 한 흐름으로 등장하는 듯 하다. 이를테면 미국 입장에서
세계정세 객관적으로(혹은 상대방의 시각으로) 바라보기..쯤이랄까?

  대표적인 영화로 석유를 둘러싼 미국과 자본의 정치적 음모를 드러낸 '시리아나'
 이슬람권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  예루살렘 공방전을 다룬 "킹덤 오브 헤븐",
 거대제약회사의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한 비인간적인 임상실험을 다룬 "컨스턴트 가드너"
 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자본, 파벌들의 이해관계와 착취를 다룬 "블러드 다이아몬드" 등...

 눈치챘겠지만, 위 나열은 내가 선호하는 순이다..-.-

 그렇다면 과연 킹덤은 어디에 들어갈 것인가..? 미안하지만 등외다.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사우디 경찰과 FBI의 아름다운 우정이야기.
 물론 처음엔 서로에 대한 무지로 갈등을 빚다가, 극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며 악당들을 일망타진!

  좀 더 적나라하게 줄거리를 이야기 하면....

 석유를 둘러싼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커넥션을 마치 적나라하게 보여줄듯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영화는
 "미개한" 사우디 경찰을 도와 "과학적이고 합리적이고 용감무쌍한 일당백의"  FBI요원들의 활극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이와 비슷한 영화를 들자면, 형사로 분한 마이클 더글라스와 일본 경찰의 우정을 다룬 "블랙레인"이나,
 아놀드슈워제네거가 소련 형사로 분한 "레드히트"쯤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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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영화평을 보니까 "머리는 시리아나, 몸은 람보"인 영화라고 해놨던데, 미안하지만, 정말 미안하지만,
이런  영화를 시리아나에 끌어 대는 것 조차 시리아나에 대한 모욕이다.
영화 말미에 반복적으로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비춰가며 "우리 아이들이 계속 이리 싸워도 되겠는가!?"
질문을 던지고 싶은 모양이지만, 위선으로 가득찬 영화에 아이들까지 등장시켜가며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비열함과 가증스러움에 씁쓸한 비웃음만 나올 뿐.

 현지 영화평 중 딱 맞는 것이 있어 인용으로 영화평을 마무리한다.

"'이로서 헐리우드는 아랍이 미국을 싫어하는 이유를 하나 더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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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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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cooled-스캔이왜이모냥..
 근래 토요일 출근이 잦은데다, 쉬는 날이면 무언가 일이 생기는 통에, 영화/공연/전시 등등 문화지수 '0'로 수렴하는 상태.

 밍군의 학교 보충 수업에 어정쩡하게 끼어들어, 대안공간 '풀'에서 최원준의 Undercooled展을 들렀다.

 작업의 컨셉은 '공간'이 가지는 의미의 변화, 작업설명을 들어보니 약 7-8년 동안 공간을 주제로 지속적인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지금은 다 허물어지고,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는 미아리 윤락촌의 과거에서 현재...지하철 공사 현장, 여의도 아래서 발견된, 지하벙커, 법원 등의 권력의 공간의 형태...등등..을, 작가 스스로 이야기 하듯 '증명사진' 찍듯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란다.

 이번 전시 'Undercooled'의 소재는 군사시설물들. 혹자는 아직도 '전쟁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이미 전쟁의 위협따위는 망각해버린 상태. 과거 어느 시절에는 막강한 권력을 발휘하던 군대는, 오늘에 와서는 행여나 내리는 가랑잎에 맞을까(마치 말년 병장처럼) 몸사리는 집단이 되어버렸다. 과거 무소불위의 권력을 남용했던 반대급부라면 반대급부랄터.

 덕분에 작가가 밝히고 있듯, 불과 2-30년전만해도 촬영했더라면 어딘가로 잡혀갔을 법한 시설물들이지만, 이제는 어느 공사현장에서 성가신 장애물일 뿐이며, 어딘가에선 무성한 잡초들에 뒤덮여 있기도 하고, 또 어딘가에선 수십년간 쓰여지지 않은채, 광고판으로 위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과거의 어떤 목적에 의해 세워진 견고한 건축물-혹은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이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의미를 잃고 그저 그자리에 존재하는 일종의 '폐허미'를 잔잔한 시선으로 '감상'하는 것이 위 작업의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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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도, 과거의 (혹은 현재 진행형인) 상처를 돌아보기 위해 목적성을 갖고 이와 같은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작가가 밝히고 있듯, 애초에 어떤 목적을 갖고 시작한 아니었기에(작가도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과거 군사정권의 상처을 몸으로 느끼기엔 너무나 어린 지금의 2-30대이다), 사진이 전해주는 건조한 시선과, '아펐다고는 하더라 - 내지는 아팠었지?' 라는 내게는 너무나 엷은 상처의 공명 속에서, 한 때 굳건했던 콘트리트 덩어리들은 말 그대로 과냉각'undercooled'되어 이미 풍화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ps1. 브로셔를 스캔해서 올린 것이 저작권에 문제가 되려나....
ps2. 대안공간풀, 구기동에 있는데 찾아가기 좀 불편하다..
ps3. 미대생 위주의 작가와의 대화여서였을까. 예술인은 과연 이 세상의 마지막 순수인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다.

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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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광주 사태를 재조명한 영화 '화려한 휴가'가 개봉하면서, 나를 비롯한 적잖은 이들에게
 억지스런 신파로 닭살 및 거부감을 불러일으킨 바, 이에 비견되는 영화로 거론되던 '블러디 선데이'.
 화려한 휴가의 씁쓸한 신파를 곱씹으며 보리라고 대여섯달 여를 벼른 끝에, 이제사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근현대사를 놓고 볼때, 우리와 아일랜드는 닮은 구석이 많은 것 같아 이것저것 비교해보고픈 마음이
굴뚝 같지만, 부족한 내 역사적 지식으로 장광설을 늘어놓기는 비약이 심할듯 하고, 영화가 다루고 있는
'블러디 선데이'의 간략한 개요는 아래와 같다. (네이버 및 기타 등등 종합)

 17세기 아일랜드를 식민지화한 영국은 전통적인 카톨릭 국가인 아일랜드에 신교도들의 이주정책을
감행하였고, 이에 많은 신교도들이 정착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일랜드인들은 지속적인 독립운동을 펼쳐
192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였으나, 신교도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북아일랜드는 여전히 영국의
관할 아래 남겨두었다. 1968년 이래 카톨릭 교도에 대한 영국에 차별에 항의하는 카톨릭계의 민권운동이
시작되었고, 영국은 1972년 북아일랜드의 자치권을 회수하면서 아일랜드의 폭력 운동을 고조시켰으며,
IRA의 활동을 본격화시켰던 사건이 1972년 데리시에서 불법 감금 및 체포에 대해  영국정부에 항의로
이뤄지던 평화 행진에 무차별 발포가 이뤄진 '피의 일요일'사건이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스럽다. 아니 다큐멘터리이다. 영화 도입부에 잠깐 흐르는 긴장감을 알리는 드럼 소리,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흘러 나오는 U2의 'Sunday, Bloody Sunday'를 제외하면 일체의 배경음악을 사용치 않는다.
핸드헬드로 어지러운 숏컷들을 이어나가는데,의협심에 불타는 청년 제리, 시민의 권리를 위해 평화 행진을
추진하는 시의원 쿠퍼, 시위 진압을 책임진 군 책임자 패트릭, 지금까지 받은 멸시와 모욕을 돌려주겠다며
벼르는 진압공수부대원들, 이들의 단편 단편들을 번갈아 나열하고, 사건의 전개를 추적하며 보는이를
현장의 목격자'로 증언대에 불러 세운다.
 
 ----------------------------------------------------------------------------------------------
 
 이렇게 메마른듯 흘러가는 사건의 전개이지만, 막상 성난 공수부대원들의 발포가 시작되고,
 무고한 사람들이, 백기를 든 사람들이 스러져가고, 도처에서 비명소리와 울음소리들이 뒤섞여 흐르면,
 왠지 모를 북받침에, 눈물과는 거리가 먼 나 조차도 목이 메어오는 까닭은....

 때론 과잉된 감정의 향연을 선보이며, 영화속의 '가상'의 실재로 관객을 강제하는 것보다,
 객관적이고 메마른 사실의 구성과 재현으로 관객 스스로 현장의 '목격자'로 남게 하는 것이
 '진실'에 한발짝 다가서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라고 하면 삐딱한 나로서 너무 관대한 평이 될테고..-_-

 '다큐멘타리'=가치중립, 어떠한 가치도 내리지 않음 이라는 뇌리에 뿌리깊게 자리한
우리의 무의식을 백분 활용하는 영화다. 목이 메었던 것도 사실이고, 영화가 '선동'하는 '가치'에
동감하는 까닭에 선뜻 영화가 주는 감동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다큐멘타리의 형식을 취하지만, 조금 격하게 말하면 보는 이를 선동하기 위해 대사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 치밀한 계산을 두고 있는데, 예를들면, 군중들의 웅성임 속에서 대화의 특정 부분만
볼륨을 키워 들려준다거나, 스러진 동료의 시신위에 덮여진 피로 물든 행진 깃발, 무고한 시민이
스러진 안타까운 장면 뒤에 적절히 터져나오는 시민들의 울음소리, 약속시간에 오지 않는 제리를
기다리다 돌아서며 아쉬운듯 마지막으로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서는 애인 해밀턴,
유혈진압이 끝난 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사령실에 홀로 선 책임자 패트릭...
등등, 전형적인 감정을 선동하는 이미지들을 적재 적소에 배치하며 편집한 것은, 미장센의
승리라고 할만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듯 쿠퍼의 보좌관 데블린의 입을 통한 맺음말.
"We won't rest until justice is done!"
(우리는 정의가 바로설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ps. 1998년 영화와 동명의 책이 발간되면서, '피의 일요일'사건이 이슈가 되어 토니블레어 총리에 의해
조사 기구가 결성되어 조사가 진행중이라는데, 2008년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모양이다...
http://en.wikipedia.org/wiki/Saville_Inqui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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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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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레이미 제작.
감독은 데이빗 슬레이드.

제작자의 함정인것인가...내심 슬래셔 호러 물을 기대했건만...

조쉬하트넷을 제외하고는..

영상도, 연기도, 음향도, 참신함도 무엇하나 장점을 찾을 수 없는 영화.

원작이 만화라던데...원작은 어떨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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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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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궁이 모처럼 밥을 얻어먹을 일이 생겼다.
약 1년간의 구닥다리 노트북 대여료로 한끼 식사를 거하게 얻어먹기로 한 것. (밍군 포함+_+)

모처럼의 뜯어먹기인데, 범상히 지나칠수는 없지. 내돈 드는 것 아닌이상,
아주 특별한 음식(즉 내 돈 아니니 맛없어도 돈이 안아깝다는 이야기!) 의 모험을 시도해볼까,
아니면 무난무난 평범한 그러나 가격이 있는 곳에 가서 포식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어느정도 타협을 본 것이 요새 알음알음 유행중이라는 양고기 꼬치구이.

동대문의 '동북화과왕'이 유명하다고 하나, 지역(강서-분당)적인 절충이 어려워서,
차선으로 신천의 '별미 양꼬치'를 먹어보기로 했다.

신천역 중심가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신천역 4번출구로 나와 직진, 외환은행을 끼고 왼쪽으로 돌아 온만큼 쭉 직직하면,
주택가 비스무리한 곳에, '신천 양꼬치'와 '원조 양꼬치'가 보인다. 원래는 오늘의 주인공
'별미양꼬치'가 있어야 할 곳이나, 확장하며 이름을 '원조 양꼬치'로 바꾼 것.

전화번호가 같음을 보고, 상호가 변경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원조 양꼬치- 구 별미양꼬치

원조 양꼬치- 구 별미양꼬치


일단 메뉴판을 보시자면, 꼬치류 5000원 안팎, 양갈비가 12000원, 14000원, 특이하게 신라면이 있다.
(양고기 먹고 입안이 거북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일까?)

중국술들도 상당히 싼편이라고 한다.

듣자하니 중국술들도 상당히 싼편이라고 한다.



주문을 하기 전에 우선 고추가루 양념과 쯔란(큐민),

고추가루 양념과 쯔란, 땅콩 등등..

고추가루 양념과 쯔란, 땅콩 등등..


땅콩, 고추장 등이 나온다. 이 쯔란이 바로 양꼬치에
대한 호불호를 가르는 향신료인데,
먹어보면, 카레와 비슷한 강한 쏘는 향이 난다.
인도, 터키 음식하면 으례 떠오르는 향이라고 보면 될듯.

먹어보니 낯이 익기도 한 것이 낯 설기도 한 것이..
(카레가 머리속에서 떠오르다가, 끝맛이 살짝
얄딱구리하다..)

자 우선 양꼬치 두개와, 만약을 대비해서
닭꼬치 한개로 시작. (양꼬치가 별로면 닭이라도 먹을라고..)
각각 1인분(양꼬치 \5,000, 닭똥집\6,000)에 다섯꼬치씩 나온다.

숯불 위에 자글자글 구어먹는다!

숯불 위에 자글자글 구어먹는다!


우려(?)와 달리 양꼬치는 성공! 맛있다! 많은 사람들을 꺼리게 하는 양고기 냄새도 별로 나지 않고,
고추가루 양념과 쯔란에 찍어 먹으면, 향이 독특한 것이, 입맛을 돋군다. 일행들도 모두 만족.
개인적으로는 옆에 만약을 위해서 구어두었던 닭똥집보다 더 맛있었다^^

양꼬치가 성공했으니, 좀 더 용기를 내서 양갈비에 도전!
익히 접한 정보대로, 냉동 양갈비가 두 대 나온다. 가격(\14,000)에 비해 조금 적은게 아닌가 싶었는데,
잘라놓고 보니 그럭저럭 두명이 적당히 먹을수는 있을 것 같다.
숯불에 반쯤 익혀서...

숯불에 반쯤 익혀서...

잘라서 자글자글 마저 굽는다.

잘라서 자글자글 마저 굽는다.


 음...머랄까 그냥 양고기 맛이다^^ 돼지고기는 돼지고기맛, 쇠고기는 쇠고기 맛. 양고기는 양고기 맛-_-
셋다 맛있게 느껴지기에, 무어라 설명하기가 그런데..-.- 암튼 일행들도 모두 맛있게 먹었음.

자리에 앉아서 제법 오래 양꼬치 및 갈비 등등을 굽고 있으면,

쥐포, 은행, 꽃빵은 서비스.(꽃빵은 사진 바깥에..)

쥐포, 은행, 꽃빵은 서비스.(꽃빵은 사진 바깥에..)


서비스로 사람 수 만큼 은행꼬치와 쥐포꼬치, 그리고 꽃빵이 나온다.
꽃빵이 구워먹으면 그렇게 맛있는지 처음 알았다^^
(생각해보니 초등학교때 친구 집에서 구어 먹어 본 것 같긴 하다)

닭날개 꼬치는 어떨까 싶어 시켜봤는데,
1인분에 3꼬치가 날개째로 나온다. 숯불에 바짝
익혀 먹으니 기름기가 쪽 빠져 맛이 좋다.




달달시원한 옥수수 국수

달달시원한 옥수수 국수

 이왕 여기까지 온거, 풀코스로 입가심도
 해보기로 결정. 옥수수 국수(\4,000) 주문!
차게/뜨겁게가 가능하단다.
잠시 고민하다가 시원하게 먹기로 결정.

저녁시간이 무르익으면서, 갑자기 손님들이 몰려서인지,
(구석진 곳에 있는데 잘들도 찾아온다.)
꽤나 오래걸려 나왔는데, 옥수수 면이 살짝 불은듯
 하면서도, 탱탱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라면 면발 같으면서도, 달달시원하다.
양고기 마무리로 깔끔한듯.



냐궁이와 일당들은 끼니를 때우러 간 곳이지만, 메뉴를 보면 알겠지만, 식사보다는 양꼬치를
안주삼아 한두잔씩 주고 받기 좋은 곳이다. 술값도 저렴한편이라 하니(냐궁이는 술에 워낙 잼병이라
들은대로만 전한다-.-) 독특한 요리도 먹고, 기분도 좋게, 가격도 좋게 한잔 취하면 꽤나 좋겠다.

물론 냐궁이처럼 오늘은 양고기로 한번 즐겨볼까. 하시는 분들에게도 추천!^^
(아 글을 쓰다보니 양꼬치가 또 먹고 싶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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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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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Into Drawing
2007.11.29 - 2008.1.6
소마미술관

소마미술관 드로잉 공모전인 Into Drawing의 올해 세번째 전시.
(앞서 올해 01, 02 Into Drawing 전시가 있었다.)

갤러리킹의 디지털 확성기 전을 참가하면서 여차저차 알게된 송호은씨가 전시가 있기에
올림픽공원 내 소마 미술관을 찾았다.

"쉬지 않는 손 머물지 않는 정신"展(김주호, 이건용, 박현진) 이 1층에서 진행중이었는데,
이를테면 재야 원로(?)급 작가들의 작업인데, 가볍고 해학적인 김주호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이건용은 무척이나 낯익은 (마치 이우환과 안규태를 섞어놓은듯한) 이미지들이라 심심했고,
박현진은 소개글에 나와있듯 "항상 변화하는"모습을 보여주다보니, 작품에서 여엉 맥을 찾기 힘들었다.

각설하고, 오늘의 메인 이벤트인 03 Drawing 전.
송호은

송호은 "지구를 구하라" 시리즈 中


공모전으로 뽑힌 작가들인 만큼 다들 개성이 뚜렷하다고 느껴졌는데...
3인중 2인이 동양화 전공인 것은, 아무래도 드로잉의 간결한 맛을
살리기에는 동영화의 여백의 미(라고 하기엔 임태규씨 작업은 밀도가
상당해보이지만.)가 유용한 걸까..

송호은씨 작업은 손바닥 보다 약간 큰 소품 위주였는데,
장난감 박스나, 신발은 하나 갖다 놓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재치(라는 표현이 적당한지는 모르겠지만) 있고, 간결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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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규씨 작업은 왠지 낯이 익은데...(어디선가 분명히 봤다.
아마 송호은씨가 도록 보여주며 소개해줬을지도..)
일단 작품의 크기가 상당한데다가, 그 큰 한지 위를 먹선으로
쉴새없이 채운 밀도가 보는이를 압도할만 하다.
(설명에 따르면 에스키스도 없이 바로 먹으로 그린다는데...
찾다보니 얼굴에 눈 그리다 실패한 자국이 보였다..ㅎ)










이영빈씨 작업은..작업에 따라 "밀도"와 "여백"이 극과극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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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도를 올리려면 이정도는!


하나씩 타일을 그려간 작업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분, 전에 분명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때는 "여성성"을 중심으로 한 작업이었던듯 한데,
아마도 시립미술관어딘가에서 본 듯 한데...












이전엔 단순히 그림을 위한 준비작업에 불과했던 드로잉이 근래 하나의 장르로서 재조명 받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젠 드로잉이라는 것이 지면을 벗어나 오브제까지 포함하게 되어버려서 그 정의가 애매하긴 하지만,)
전시를 둘러보며 느껴지는 재미와 재치, 그리고 가벼움(?), 이런 것들이 드로잉의 재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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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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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빈

Posted by 냐궁
,

17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 임시 공휴일이지만, 출근을 해야 하는지라
아침 일찍 6시가 되자마자 투표소를 찾았다. 그 시간 즈음 가면 내가 1등일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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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건만, 벌써 30여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기표소에 들어가서 나오는 순간까지
내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책이 있었으니...

이제 소개할 주제 사라마구의 "눈 뜬 자들의 도시" 이다.

전작인 "눈 먼 자들의 도시" 부터 소개하는 것이 순서는 맞겠지만,
시국이 대선 시즌인지라, 권력에 대한 통렬한 우화인 이 책부터 소개를....

"선거날, 모두가 백지표를 던진다면?"

 사전에 서로간의 아무런 합의 없이, 어떠한 선동이나 음해도 없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백지표를 던진다면.. 과연 정치인들은, 권력은
어떻게 해야만 할까...

너무나도 유쾌하고 상쾌하고 통쾌한 설정이다.
무효표도 기권표도 아니고, 새하얀 백지표가 가득한 투표결과를 받아든
정치인의 백지표처럼 새하얀 얼굴을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지 않는가!

위정자들은, 정부는, 이 사태를 반국가적인 상황으로 규정하고, 도시를 버리고, 고립시키지만
도시가 혼란에 휩싸일 것이라는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마치 그들이 떠나길 기다렸다는듯,
평소와 다름없이, 그리고 어떠한 합의도 없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시민들, 그리고 도시.
약올라하는 위정자들, 그리고 음모를 꾸미는 위정자들.


어릴적부터 귀가 따갑게 들어왔던, '국민', '주권', '의무', '권리'........
오늘도 여기저기서 '투표는 신성한 권리', '투표하지 않은 자는 나중에 왈가왈부하지 말라',
'의무를 다하고 주장하자', 등등 투표를 독려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온다.

한데, 언제부터서인가 과연 '국민', '주권' 등등의 것들이 우리가 배웠던 것처럼 '당연'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음모론처럼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겠지만, 결국 권력을 쥔 사람들이
말장난이 아닌가 하는 생각들. 통제사회니, 훈육사회니 하는 것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 수 있는 걸까.
이 해답을 찾기 위해 재미도 지지리도 없는, 하지만 이 분야에 정통하다던 네그리의 '제국'을
읽었지만, 이해하기도 힘들었고,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새롭게 쓴(아니 제대로 쓴?) 역사서일 뿐,
내게 어찌 행동하라고는 이야기 하지 못한다는 것.(그런면에서 영풍문고 세계사 책장에
'제국'이 꽂혀있는건 정말 정확한 분류였다.)

한데, 내노라하는 석학이 썼다는 인문서도 제시하지 못했던 '행동 강령'을,
어찌보면 '소설 나부랭이(라고 하기엔 그 무게는 너무 크지만)'가 내게 제시해주었다.
'자발적인' 시민 행동 - '국가(정부)'가 필요 없다라고 보여주는 것 - 그 어떤 선동도 없이.

물론 매우 이상적이고 유토피아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적어도 하나의 해답을
제시해주었다는 것이, 너무도 너무도 감사한 책. 땡큐 사라마구!

그래서 백지표를 던졌습니다.

그래서 백지표를 던졌습니다.



ps. 기호 0번이 있었으면 좋겠다. 기호0번 - 뽑을 사람 없음. 모두 물러나라.
Posted by 냐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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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에 이은 또하나의 CG걸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베오울프'
파이날판타지(Final Fantasy: The Spirits Within, 2001)의 고무인간
CG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FULL CG(라고 하기는 실사와 섞었지만) 캐릭터의 신기원을 모을 것으로 기대가 되었던 영화인데..


"예고편에서 볼만했던 장면은 전부 실사였어!"

"안젤리나 졸리가 실사로 나오다가...상반신 누드가 되서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CG) 갑자기 다른 사람이 튀어나와!-0-"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문이 악평 뿐이길래,
 게다가 본인은 파이날판타지의 고무인간에 크게 실망하고..
(알 수 없는 반일 감정이 그런 거부감에 일조했음은...)

 "굳이 실제 배우를 두고 CG로(그것도 비싸게) 사람을 모사할 필요가?
 슈렉이나 토이스토리처럼 사람을 모사할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할 수 없는 캐릭터를 꾸미는 것이 낫다"

라고 생각하는 상당한 현실주의자(or 실사를 모사하는 CG에 대한 회의주의자?)
였기 때문에 애초에 베오
파이날판타지(고무인간?)

파이날판타지(고무인간?)

 울프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은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면 볼 생각도 없었다-.-

한데, 수원 영통에서 약속시간이 너무 남아 버렸고, 썰렁한 영통 키넥스의
시간 맞는 영화를 찾다보니 딱 떨어지는 것이 '베오울프'.

입장하고보니 나와 꼬맹이들 다섯명이 관객 전부.
꼬맹이들은 자기들끼리 떠들면서 보다가, 중간에 재미 없다고
나가버리더라.

 CG에 공을 들인 영화들이 대체로 그렇지만(대표적인게 디워-.-?),  게다가 애초에 스토리가 정해진 '베오울프 신화' 라는 범위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다보니, 이야기 전개는 다소 밋밋한 느낌이 없지 않다.(디워처럼 "앞도뒤도없이CG만 보여주겠어!"정도는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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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모두가 혹평했던 CG는 개인적으로는
정말 기대이상이었다. CG와 실사가 번갈아 나오면서
눈을 현혹시키는데, '주연/조연급 캐릭터'의 묘사는
영화 스크린에서는 실사인지, CG인지 거의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엑스트라급 캐릭터 및 안젤리나
졸리는 완성도가 확실히 떨어지긴 했다. 시간과 돈이
걸린 일이니 선택과 집중의 문제였던게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정쩡하게 주어들은 이야기로는 빌렘플루셔가 그랬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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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과 현실의 구분은 '해상도의 차이'라고. 다만, CG기술(의 해상도)이
발전하는 만큼 사람의 눈높이가 따라서 올라가기 때문에, 가상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아마 불가능하거나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애초에 200만화소면 충분하다던 디지털 카메라가 이제는 1000만화소도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파이날 판타지까지만 해도, (현실의 해상도를 쫓는) 가상의 해상도의
한계에 대해 '아직은 멀었군'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체 10년이 지나지 않은
지금의 베오울프를 바라보면, 조만간 가상의 해상도가 현실을 압도할
날이 올 것만 같은 생각도 든다.

(오른쪽은 국내 1호 사이버 배우 '조아' - 예전에 나왔던 아담은 어디갔지?)





그리고 CG 이야기와 별개로, 베오울프 신화(영국 건국신화라는데?)에 대해선 완전 무지하지만,
거인 그룬델을 팔을 잘라 죽이고, 자신의 업보를 팔을 잘라 갚게 되는 주인공의 인생역정이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베오울프 신화를 한 번 읽어봐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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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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