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고 모텐슨 주연의 가족 영화. 

 

6명의 자녀를 둔 부부 캐시와 레슬리는, 문명을 멀리한채 야생에서 자녀를 양육한다.

우울증에 걸린 레슬리는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던 중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아내와 엄마의 유언(화장을 해달라는)을 지키기 위한 6남매의 세상 구경과 해프닝이 주된 내용.

 

영화는 내내 따뜻한 시선으로 가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을 유쾌하게 그려내지만

캐시와 레슬리 부부가 꿈꾸었던 이상향에 대한 의문점은 가시지 않는다.

 

현대의 물질문명을 피해 깊은 산속으로 왔건만,

캐시 가족들이 보여주는 전인 교육의 모습은 대단하기만 하다.

1. 온가족이 강인한 체력과 극한에서의 자연에서의 생존능력을 획득하고

2. 해부학적 지식에 통달해있으며,

3. 예닐곱살 정도인 막내가 권리장전을 외우고 해석하고,

4. 중학생정도인 딸이 양자역학을 공부하고,

5. 맏아들 보는 자본론 및 사회주의 사상의 흐름을 독파했다.

6. 거기에 바하의 골드베르크 연주를 즐겨듣는 고상항 취향과

7. 분위기에 맞춰 즉흥 연주가 가능한 예술 감각은 덤.

 

이들 부부의 자녀 교육의 목적은 레슬리의 편지에도 나타나는데,

우리 아이들은 "철인(Philosopher King)"이라고 자랑한다.

 

주변 교육 관련하여 학교나 학원의 캐치프레이즈를 보면,

아이들의 인성이 어떻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어떻고, 진로가 어떻고...

온갖 미사어구를 붙이고 결국은 명문대 진학으로 끝나는 것을 자주 본다.

 

캐시/레슬리 부부도 물질문명을 멀리하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꿈꾸었지만,

결국 엘리트인 본인들의 지적 우월에 대한 욕구만큼은 어쩌지 못했던 것 아닐까?

만약 그들의 가르침을 버거워하는 다소 능력이 부족한 자녀가

그중에 있었다고 하면 과연 두 부부는 어떤 입장을 취하였을지 궁금해진다.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엘리트주의와 능력주의의 견지에서 본다면,

(그리고 자녀들의 지적 능력이 두 부부에게서 유전된 것으로 보이는게 명백한 이상)

캐시 가족들이 꿈꾸는 이상향은 결국 자신들이 경멸하는 세계에 대한 또다른 극단의

엘리트주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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