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야한 장면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중국에선 따라하다가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나 뭐라나...(기사링크) 딱히 야하다거나 하는 것에 혹하는 냐궁이는 아니었지만,(정말?-_-) 오랫만에 극장에 찾아간김에 딱히 끌리는 것도 눈에 띄지 않고, 야한 장면을 떠나서 영화 자체만으로도 괜찮다는 소리를 여럿 들어서 보기로 결정.
이야기는 간단하다. 일제 강점하 상해에서 친일 정부요인을 암살하기 위해 미인계를 쓰는데, 스파이인 주인공이 적을 사랑해버려서 본인의 목숨도, 일도 그르친다는 내용.
간만에 모습을 드러낸, 밍군이 좋아라 마지해하지 않는 양조위..매사에 조심조심 또조심하는 친일파 정보부장관역을 맡았다. 이젠 나이도 들어 보이고, 나이들면서 안성기와 독고영재를 닮아가는 느낌. 극 중 캐릭터 자체도 워낙에 그래서 그랬겠지만.
이번 영화로 일약 아시아 스타덤에 오른 탕 웨이. 양조위를 유혹하려다 결국 그에게 빠져들고 마는 나약한(?) 자아의 스파이역을 맡았다. 수수한 모습에서 관능적인 모습까지. 양조위와 사랑을 나누면서 미간에 잡히는 대여섯개의 주름이 인상적이었다. 불안함, 갈등.....
영화 자체는 전반적으로 루즈한 편이고,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아름답다는 평이 있는데, 개인적으론 그런 데 조예가 깊지 못한지라(정말이라곳!-.-). 패스.. 영화를 보고나서 가슴에 남는 것도 없는 것 같고.... 혹시나 내가 중국사람이라면 (민족주의에 입각해서) 조금 다르게 느껴질까 생각해 봤으나 그것도 아닌 듯 하여....
결국 파격적인 장면으로 회자되어 흥행에 성공한 범작..이라는게 내 결론.
그리고 궁금증 + 불만.
스파이활동을 종용하는 저항군 간부인 우영감과 중단할 것을 요청하는 친구 광위민 과의 대화 말미에서 탕웨이는 말한다.
"그가 나를 껴안을때마다 그는 뱀처럼 나를 파고들어. 그가 계속 파고 들어 마침내 내 심장에 들어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즉, 스파이 활동을 하며 그와 사랑을 나누다 보니, 점점 그를 사랑하게 되고 있다...라는 것인데.
이러한 "몸주면 마음 간다." 설정은 비단 색 계에서 뿐 아니라 여러 영화와 소설 등에 두루 쓰이는듯 한데... (특히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자극 하기 위한(즉에로비디오등에서) 컨텐츠의 측면에서..) 몸과 마음이 칼같이 분리되는 것이 아닌 이상 영향은 주고 받겠지만서도, 성욕의 충족이라는 것이 과연 자아를 무너뜨리는(특히 여성에 대해서)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지는 다소 의문이고, 또한 철저하게 남성적인 시각에 의한 것 같아 불만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