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4.22 냐궁&밍 터키여행 #2
  2. 2010.04.21 냐궁&밍 터키 신혼여행 #1
  3. 2009.10.05 City_net Asia 2009 아시아현대미술프로젝트

7시에 일어나서 서두른다고 했는데, 결국 블루모스크 광장으로 나온 시각은 10분 늦은 8시 40분. 오늘 투어를 맡아주실 분은 “김지희”가이드님. 한데, 투어 인원이 딸랑 우리 둘뿐이다. 이때부터 우리 머릿속은 “투어를 빨리 끝내고 성소피아로?”라는 생각으로 핑핑핑핑 돌아가기 시작했다. 히포드롬 설명을 듣는 내내 이야기를 할까말까 고민을 하다가 넌지시 말을 꺼냈다.
 
 “탁심광장은 빼도 좋으니까요..^^ 아야 소피아를 보면 어떨까요? 어제 보고 싶었는데 휴관이라서...”
 
 “아 그래요?, 어차피 공항 픽업 때문에 4시까지 여기로 와야 하니까..  그리고 돌마바흐체는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으니까, 점심을 거르고, 바로 이쪽으로 와서 아야 소피아를 보면 되겠네요. 밥 한끼 보다는 하나라도 더 보는게 중요하죠?^^ 게다가 이번에 이스탄불이 세계 문화수도로 선정되면서, 아야소피아가 10년만에 보수를 위한 작업대를 아래로 내리면서, 돔의 가장자리의 네 천사를 한번에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기도 해요. ”
 걱정과는 다르게 SO COOL 하게 일정까지 지도해주는 가이드님! 성소피아를 보고 이스탄불을 뜰 수 있겠구나!

 

 

히포드롬과 블루모스크에 대한 설명을 듣는데, 역시 가이드북에 의지해서 어리버리 다니는 것 보다, 확실한 설명을 들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어제는 히포드롬을 지나치면서도 “왠 오벨리스크?”, “지도에는 기둥이 세개 있다는데 두개 밖에 없네?” 하면서 뻔히 눈 앞에 보이는 기둥도 못보고 지나쳤는데, 이집트에서 갖고 온 것, 승전기념으로 무기 녹여 만든 것, 황동으로 씌워 있었으나, 십자군+베네치아 세력들에게 약탈당한 것 등, 하나하나 깃들어 있는 역사가 보이기 시작한다. 역사와 더불어 술탄아흐멧자미의 타일 하나가 200만원을 호가한다는 아주 세속적인(?) 사실까지^^

 

트램을 타고 에미눼니에 내려서 보스포러스해협 크루즈에 탑승(편도 15TL)했다. 해협에 인접해있는 아시아 지구 등의 건물들... 고급 별장들, 호텔 등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항해. 갑판위에는 구경하며 사진찍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어서,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 세계에서 3번째로 길(었?)다는 보스포러스 대교나, 고급 별장들도 인상적이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마호멧2세가 흑해에서 콘스탄티노플로 가는 배들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루멜리 히사르. 아마도 당시 콘스탄티노플을 향하던 배들에게, 해안쪽으로 보이는 하얀 성탑은 술탄에 대한 공포의 상징이 아니었을까...

 

 

예니퀘이 선착장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돌마바흐체로....
 돌마바흐체는 오스만 투르크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궁전으로 베르사유 궁전을 모방했고, 내부는 그 이상으로 화려하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자유 관람이 가능했는데, 관광객들의 훼손이 심하여, 시간에 맞춰 가이드 투어만 가능하고, 사진 촬영도 금지란다. 5년전에 왔을 때 한번 둘러보는 건데, 그때 그냥 지나쳤던 것이 아쉽기만 하다.
 입구에서 맞이하는 시계탑부터 터키,혹은 동양의 향기는 눈씻고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서양식 궁전이다.  20여분을 기다려 영어 투어를 따라 입장. 바닥이 상한다고, 신발에 비닐을 덧씌워서 입장시킨다. 손잡이 하나하나까지 온통 수입산인 화려한 내부, 영국 여왕이 선물했다는 4톤짜리 샹들리에, 등등....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창문밖으로 보이는 보스포러스해협의 전망이었다. 기가막힌 풍경을 보고 궁전을 지은 것인지, 궁전을 지어 기가막힌 풍경이 된 것인지...

 

돌마바흐체 궁전을 나오니 2시 반이 살짝 넘었다. 공항 픽업이 4시이니, 1시간 정도는 성소피아를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가이드분은 자기 투어 내용이 아니라 경비처리가 되질 않아 성소피아를 함께 갈 수는 없고, 대신 이동하는 중에 성소피아에 대한 여러 설명을 해주었다. 블루모스크가 성소피아보다 돔을 크게 하려 하였으나, 결국 실패한 것에서부터, 최초의 내진설계, 완성까지 5년밖에 걸리지 않아 세계 7대 불가사의중 하나라는 것, 등등...

 

성소피아 성당 입구에서 가이드분과 작별을 하고 입장. 성모, 예수, 요셉, 천사 등이 그려진 모자이크화와, 아랍어로 씌여진 둥근 원판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그리고 창문을 통해 떨어지는 한줄기 빛줄기. 높은 둥근 돔에 반사되어 퍼지는 나즈막한 웅성거림. 부분부분 벗겨진 회칠, 드러난 모자이크들, 커다란 전체에서부터, 하나하나의 디테일-이슬람의 흔적들까지도 경이롭게만 느껴지는 곳이다.

 

공항 시간 때문에 한시간 밖에 둘러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Celal Sultan 호텔로 돌아왔다. 앞서 나이드신 벨보이는 팁을 준다 해도 물리치셨는데, 이번 젊은 벨보이는 계속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 팁을 좀 바라는 눈치이다. 팁으로 1TL을 주고, 공항까지 픽업한 운전수에게는 5TL을 팁으로 주었다. 생각보다 넙죽넙죽 잘 받아간다.--;
 공항에서 토스트를 하나 시켜 놓고 비행기 시간을 기다리며 밍군은 갑자기 역사에 대한 학구열이 불타올라 가이드북을 놓고 필기까지 해가며 열공이다. 이래서 현장 학습이 중요한건가..^^;

 

멀어지는 이스탄불을 뒤로 하고 도착한 곳은 카파도키아-카이세리 공항.
 거의 간이건물을 연상케 하는 공항이라 당황스러웠는데, 연간 수십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공항이 신축중이니 양해해달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늘어나는 관광객들을 수용하기 위한 조치인가보다. 아마도 성지 순례를 하는 한국 분들도 제법 보이는 듯 하고... 기다려 짐을 찾는데... 모두들 짐을 찾아가는데, 어라.. 컨베이어는 멈췄는데, 우리 캐리어는 나오지 않았다.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에 스쳐지나갔다.

 

 “우리 짐은?”,

 “밖에서 호텔까지 픽업해줄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가버리면 어쩌지?”,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거의 100km라던데?”.......


 공항직원이 오더니 이름이랑, 항공편이랑 이것저것 묻더니, 옆건물에 가서 분실수속 하란다--;


 건물을 나서니 픽업운전수가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다가온다. 이미 다른 픽업 손님들의 이야기로 이미 짐을 잃어버린 것을 아는 듯 했다.  별일 아니라는 듯 수속하는 곳에서 이것 저것 묻고 호텔 주소를 적고 하더니 뭐라뭐라 하는데, 짐이 내일 아침에 온다는 것 같기도 하고, 짐을 찾으면 내일 아침에 가져다 준다는 것 같기도 하고….“내 짐을 찾았데요?” 라고 물어봤어야 하는데...당황한데다가 영어가 짧아서 묻지를 못했다..--;(나중에 알았지만, 짐을 찾아서 내일 아침에 가져다 준다는 이야기였다.)


 마음이 착찹하긴 했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긍정적인 마인드로(옷 없으면 사면 되고! 돈 없으면 카드 긁으면 되고--;) 나머지 일정을 즐기자고 속으로 되뇌이며 픽업 차량에 몸을 실었다. 밤하늘에 오리온자리는 쏟아질 것 처럼 빛나기만 하두만...ㅠ_ㅠ

 

 숙소는 Yunak Evleri (동네서는 그냥 유낙 호텔로 통하는듯 했다.) 위르깁에 위치한 동굴호텔, 쁘띠 호텔이었다. 전반적으로 시설이 깔끔했고, 느리긴 하지만 인터넷도 무료, 음악 감상실에서 CD를 갖고 와서 객실에서 틀며 무드를 잡을 수도 있다. 하지만, 특이한 동굴호텔을 즐길 여유도 없이, 당장 내일 갈아입을 속옷도 없다는 생각에 영 찝찝하다. 라디에이터가 있었지만, 동굴 호텔이다보니 벽에서 살짝 냉기가 흐르는 듯도 해서, 화장실에 있던 전기 라디에이터를 침대 옆에 옮겨놓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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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_net Asia 2009

아시아 현대미술 프로젝트

20090930-20091122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2-3F

 

 

"<아시아 현대미술 프로젝트 City_net Asia 2009>展은 아시아 현대 미술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아시아 미술의 미래와 발전 가능성을 모색해 봄으로써, 현대 미술에서 아시아 미술의 위상을

확립하고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하는 격년제 현대미술 프로젝트이다."

    전시 소개 글 중에서..

 

서울 시립미술관, 이스탄불 현대미술관, 동경 모리미술관, 복경 금일미술관이 각각

양날의 검, 새로운 대륙 이스탄불, 오프 센터, 퇴적작용이라는 타이틀로 섹션을 나누어

도시별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었다.

 

 

서울에서는 김종구, 최수앙, 이명호 등 유명세를 탄 작가들이 대거 출품하였는데,

각각의 작업이 지나치게 구획이 나누어져 있는 탓에, 너른 공간에 작품이 흩어져있는

느낌을 주는 데다, 과연 이 작업들이 기획의도에 적힌 대로 "한국 현대사회에 자리하는 정치,

문화적 이슈들을 날카롭게 다루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들었다.

 

이를테면 이병호는 이전 작업들로 볼때 직접적인 시대 현실을 주제로 한다기 보다는

물질의 변화, 혹은 순환을 통해 삶을 고찰한다는 측면이 강하고,

최수앙의 경우도 구체적인 시대 상황보다는 다소 개괄적인 측면에서 사회로의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명호의 경우는 가장 생뚱 맞은데, 애초에 미학적인 관점에서 시작된 작업인 까닭에,

어떻게 해도 한국현대사회의 이슈들과는 관련을 짓기가 어려워보인다.

 

백번 양보를 해서, 한국의 현대사회라는 것이 이젠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 있으며,

과거의 치열했던 외적인 이슈들은 정리가 되었기 때문에(사실 절대 인정할 수 없지만!)

이제는 개인화된 내적 이슈 혹은 보편적인 문제들이 예술작품의 주제로서 드러나고 있다는 전제하에

작업이 선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작업들이 그런 문제의식을 관객에게 전달하기에

충분한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이창원의 녹차 그림에서, 김종구의 철가루 그림에서

관객은 대체 어떤 문제의식을 떠올릴 수 있을까?)

 

결국 서울시립미술관측에서 내놓은 작업들은 한국현대사회의 이슈들을 다룬다기보다는

내용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질적인(유명세!?) 측면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고 있다고 보이는데, 서울 섹션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정윤석의 설치 작업

<Video Kill the Radio Star>에서 그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게다가 코미디프로 라디오 스타때문에 더더욱)

익숙한 음악 Video Kill the Raido Star의 뮤직비디오인 정윤석의 작업은,

미국을 상징하는 만화 캐릭터들, 코카콜라 상표, 미국 영화의 전형적인 이미지들,

레이건 대통령의 사진, 베트남전, 냉전시대의 사진 등을 교차시켜 보여주는데,

중간에 잠깐씩 흘러가는 88올림픽 마스게임 영상들이 있긴 하지만,

내용에서나, 형식면에서나 전세계 누가 보아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글로벌 스탠다드의 전형이라 할만 하다.

 

쉬넬 오즈멘&엘칸 오즈겐 <테이트 모던으로 가는 길>

할레 텐걀 <횡단면>

 

한편 이스탄불 섹션이 오히려 서울의 주제인 시대정신에 부합할만한 작업들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일단 절반정도의 작업들이 영상물인데다가, 섹션 어디서나 보이도록 크게 전시된 쟈난 세놀의

<마침내 당신이 내안에...>라는 설치 덕분에 비엔날레같은 분위기마저 들게했다.

 

쉐넬 오즈멘&엘칸 오즈겐의 <테이트모던으로 가는 길>은 돈키호테를 패러디한 영상으로,

터키의 현대미술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었고, 귤슨 카라무스타파의 <내면으로부터의 인식>은

어린시절의 가정 안에서의 기억과, 집 밖, 광장에서의 사건의 영상들을 재구성하고

교차시키면서, 개인에 비춰진 역사적 현실을 드러내고자 했다.

 

할레 텐걀의 <횡단면>은 이스탄불에서의 삶을 독백하는 영상인데, 화자의 가족이

이스탄불에 이주해오게된 역사, 그리고 과거 오스만 시대에 이스탄불의 이주 역사,

그리고 오늘날 이스탄불에 모여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이스탄불의 시작에서

오늘까지를 관통하는 '어떤 것'을 건드리고 있었다.

 

비록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현실과 역사, 정체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있지만,

비 서구권에서라면 어느곳이든 상당부분 공유하는 지점이 있기 때문에,

이 곳 서울의 관람객인 내게 있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앞서 서울 섹션의 주제의식과 작품 선정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타카히로 이와사키<혼돈으로부터벗어나>

타카히로 이와사키<혼돈으로부터벗어나>

 

도쿄 섹션은 브로셔에 소개된 대로, 확산, 증식, 축적 등의 방식의 작업들이 소개되고 있었는데,

일본작가들의 작업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어찌보면 정형화 되었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만큼

일본적인 시각요소-판화(우키요에)적인 평면성, 장식성, 그리고 오늘날의 망가(만화)까지-를

꾸준히 현대미술에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로서는 부러운 부분이 아닐수 없다.

 

 

중국, 베이징은 큼직큼직한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었는데, 사진작업, 혹은 사진의 모사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사전검열이 여전히 존재하는 나라로서,

대외에 공개되는 중국의 미술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느낌이 크기 때문에,

솔직히 베이징 섹션에 큰 관심을 갖고 보지는 않았다.

(아리랑 꽃씨展 글 참조)

 

 

아시아를 주제로 한 교류전의 성격을 띈 만큼, 각 지역의 특수성을 살펴보고, 또 그 안에서 아시아라는

 보편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전시의 기획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스탄불 섹션은 4개의 섹션 중 가장 빛을 발했다고 본다.

 또 같은 맥락에서, 서울 측은 지나치게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함으로서, 보여지는 측면의

 화려함은 이루었을지 모르지만, 정작 핵심적인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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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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